수개월간 전쟁이 이어지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극에 달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품을 공중 투하하는 '최후의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요르단 군 당국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프랑스와 함께 가자지구 해안 지역에서 구호품 공중 투하 작전을 벌였다.
이집트와 UAE가 가자지구 구호 공중 작전에 참여한 것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요르단은 전날에도 요르단과 프랑스 항공기가 가자지구 내 여러 지역에 즉석식품을 비롯한 구호품을 공중 투하했다고 전했다.
요르단은 지난해 11월부터 가자지구에 의료용품 등을 전달하기 위해 공중 투하 작전을 벌여왔다.
이스라엘군의 검문과 통제로 가자지구에 구호 트럭 진입이 어려워지자 올해부터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영국 등도 공중 투하에 동참했다.
구호 단체들은 구호품을 공중에서 떨어트려 전달하는 방식을 최후의 수단으로 여긴다. 공중 수송은 트럭 등을 이용해 육로로 전달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분쟁 지역 상공에 항공기를 띄우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또 구호품을 실은 낙하산이 잘못 떨어질 경우 지상에 있는 사람과 충돌할 위험도 있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구호품 공수에 나선 프랑스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절대적으로 긴급하기 때문에 요르단과 함께 구호품 공중 투하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알 발라 인접 바다로 구호품들이 낙하산을 타고 떨어지는 영상이 올라왔다. 몇몇이 작은 배를 타고 나가 바다에서 구호품을 건져 올리는 가운데 군중 수백명이 구호품을 얻기 위해 해변으로 몰려드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찍어 올린 대학생 알라 파야드는 NYT에 이날 떨어진 구호물자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서 "내가 잘 아는 사람들이 턱없이 부족한 양의 구호품을 얻기 위해 달려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슬펐다"고 말했다.
영상이 촬영된 날 구호품 전달에 참여한 프랑스 공군기는 식량과 위생용품 등 2t(톤) 이상을 투하했다고 프랑스 외무부는 밝혔다.
이는 구호 트럭 한 대가 전달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적을 뿐 아니라 유엔(UN)이 가자 주민 2백만여명에게 필요하다고 밝힌 물량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지난주 세계식량계획(WFP)은 총격전과 질서붕괴로 가자지구 북부 접근이 어려워졌다며 구호 활동을 중단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