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1인 체제서 개편
사외이사 자리도 하나 늘려
하나금융지주가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함영주 회장이 홀로 사내이사를 맡던 과거에서 '3인 체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금융당국이 촉구해 온 지주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호응했다는 설명이다.
29일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이 행장과 강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주주총회를 거쳐 이들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 대내외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 책임경영 및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그룹 내 자회사 중 자산규모를 고려해 두 사람이 선임됐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는 사내이사가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는 만큼 사외이사의 숫자도 8명에서 9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윤심 전 삼성 SDS 클라우드사업부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추천됐다. 기존 김홍진, 양동훈, 허윤 등 3명의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로 물러나게 됐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배경에는 함 회장의 사법리스크와, 이에 따른 금융당국의 요구가 있다. 함 회장은 임기 시작 이후부터 지주 내 유일한 사내이사를 맡고 있었지만,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금융회사의 임원이 될 는 만큼 패소 시 경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은행지주의 대표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표의 유고 등 비상승계의 경우에 대비해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행가능한 구체적인 비상승계계획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행장과 강 사장이 함 회장의 후계 구도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함 회장이 부정채용 재판과 파생결합펀드(DLF) 부실판매 관련 징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다면 연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두 재판 모두 2심에서 승리한 만큼 연임 전망은 좋지만, 만에 하나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차기 회장은 지주 경영에 참여하는 두 사람 중 한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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