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전량 소각"…금호석화-행동주의펀드 격돌

정호진 기자

입력 2024-03-04 11:22  

차파트너스자산운용, 4일 금호석화 주주제안 구체적 내용 공개
자사주 18.4% 소각·정관변경, 사외이사 추천 등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금호석유화학의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자사주 소각과 사외이사 선임을 제안했다고 4일 밝혔다.

차파트너스 측은 이날 서울 여의도 IFC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호석유가 2년에 걸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이사회 결의 뿐만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의 주가는 올해 1월말 기준, 지난 3년간 고점 대비 약 58% 하락했다. 차파트너스 측은 금호석유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소각 자사주를 지적했다.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로 제3자에게 처분되거나,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것이다.

현재 금호석유는 발행주식수의 18.4%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차파트너스에 따르면 이 같은 미처분 자사주 보유 규모는 시총 3조원 이상 기업 중 3위이며, 배당가능이익범위 내에서 취득한 규모로는 전체 상장사 중 1위이다.

차파트너스 측은 금호석유에 올해 말까지 현재 보유한 자사주 전량의 절반, 내년 말까지 절반의 소각을 제안할 계획이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운용 본부장은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수단"이라며 "금호석유의 기보유 자사주를 소각하면 추가 재원의 지출 없이 주주가치를 즉시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차파트너스는 이날 김경호 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금호석유의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김경호 의장은 KB금융지주의 이사회 의장 및 감사위원장으로 올해 KB금융지주 이사회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차파트너스 측은 이번 사외이사 추천이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한 제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본부장은 "과거 금호석유가 OCI와 자사주 일부 맞교환했을 당시 현재 이사회 10명은 모두 찬성했다"며 "일반주주이익 전체 대변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게 전체 81%에 달하는 일반주주입장에서 이사회 10석 중 견제하는 단 한 명만 넣겠다는 목표로 주주제안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차파트너스 측은 "현재까지 감사위원 선임은 항상 성공해왔으며, 이번 제안은 일회성이 아니다"라며 "이번 주주총회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지배주주만이 아닌 전체 주주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금호석유 주가는 1.9%가량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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