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을 주도하는 롯데온의 구원투수로 선임된 박익진 대표가 판매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지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를 낮추는 파격 실험에 나선 건데, 성공 가능성에 이목이 쏠립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커머스 업체들은 다양한 판매자들이 입점해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플랫폼 오픈마켓을 운영합니다.
오픈마켓에 입점한 셀러들은 판매 수익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플랫폼 업체에 지불해야합니다.
롯데온이 일부 셀러를 대상으로 이 수수료율을 절반 가량 낮추기로 했습니다.
디지털 가전은 통상 물품 단가가 높아 수수료 수익이 큰데도, 반값 수수료를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운 겁니다.
[롯데온 관계자: 입점한 셀러들 스스로도 롯데온에서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간 수익성이 높은 패션, 뷰티, 명품 카테고리를 적극적으로 키워온데 이어, 온라인 구매 수요가 높은 고단가의 디지털 가전 분야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실제 이번에 수수료를 인하하는 카테고리는 가전 매출에서 비중이 10% 이내에 불과했습니다.
취약했던 분야의 신규 판매자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타 업체들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한 겁니다.
롯데온은 이 정책을 장기간 운영하며, 해당 카테고리 셀러 수를 연내 최대 30%까지 늘리겠단 목표입니다.
업계에서는 롯데온이 외형 성장을 위해서 '수수료 인하'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0년 출범 이후 매출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만큼, 고단가의 가전 카테고리를 공략해 거래액을 불리려는 것이란 분석입니다
그간 롯데온은 이커머스 전문가들을 내세워 사업을 확대했지만,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5% 안팎으로 정체돼있습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 수수료를 내리는 게 사실 쉬운 결단은 아닌 거 같기는 하거든요. 디지털 가전 쪽을 키우겠다고 하는건 덩치를 키우겠다는 쪽으로. 하나를 팔았을 때 단가가 크니까…아무래도 롯데온이 이커머스 쪽에서는 덩치가 아직은 (작잖아요).]
다만,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기조로 두고 있는 상황과는 상충되는 행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동안 롯데온은 전문몰 강화, 새벽배송 철수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을 이어왔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수익성 경영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속 적자를 내고 있는 롯데온의 구원투수로 선임된 박익진 대표는 사모펀드 출신 재무 전문가로 꼽힙니다.
이커머스 경험이 없는 '재무통' 박 대표가 쿠팡의 독주 체제와 초저가를 내세운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도 매서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사업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김정, CG: 서조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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