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發 파격 혜택...기업 출산지원금 세금 안낸다

전민정 기자

입력 2024-03-05 17:32   수정 2024-03-05 17:32

    <앵커>

    오늘 열린 민생토론회에서는 청년층의 결혼·출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영그룹 사례처럼 기업이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는 경우 전액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도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전민정 기자 전해주시죠.

    <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청년 지원정책 민생토론회에서 기업이 근로자에게 주는 출산지원금 전액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앞서 부영그룹 사례처럼 기업이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는 경우 기업과 근로자의 추가 세부담을 덜기 위한 세제지원 방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는데요.

    당초 출산지원금을 받은 근로자가 납부해야 하는 세금을 수년간 나눠서 내는 '분할과세' 등이 거론됐지만, '전액 소득세 비과세'라는 파격적인 출산 장려 정책이 나온 겁니다.

    우선 현재 6세 이하 자녀의 출산 지원금과 양육지원금에 대해 월 20만원 한도로 비과세하고 있는데, 출산 후 2년 내 지급되는 출산지원금에 한해선 세금을 물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자녀를 몇 명을 낳든, 출산지원금이 얼마가 되든 관계없이 비과세 혜택은 적용됩니다.

    가령, 연봉 5천만원의 근로자가 1억원의 출산지원금을 받는다면 근로소득세는 약 2,500만원 추가된 2,750만원에 달하지만, 1억원 전액이 비과세됨에 따라 250만원만 내면 됩니다.

    다만 근로자가 아닌 그 자녀에게 바로 주는 출산지원금은 '근로자가 지급받아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를 물리는데요.

    당초 부영 측이 직원 자녀들에게 '출산장려금 1억원'을 증여 방식으로 지급하면서 세제 혜택을 요구했지만, '부영 맞춤형'으로 세제 전반을 뜯어고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근로소득 기준에 맞춰 비과세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을 택한 부영의 경우엔 직원들에게 근로소득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다시 과세 처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기업 입장에선 출산지원금을 증여가 아닌 근로소득인 만큼 인건비로 비용처리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법인세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정부는 올해 7월 세제개편 때 출산지원금 비과세를 포함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인데요.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올해 1월부터 지급된 출산지원금에 대해 세혜택이 소급 적용됩니다.

    다만 이 같은 인센티브안을 두고 부영처럼 통 큰 지원이 가능한 기업과 근로자에 대해서만 혜택이 쏠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재작년 기업들이 지급한 출산보육수당은 1인당 68만원 수준이었는데, 받은 사람도 전체 근로자의 2.3%뿐이었습니다.

    또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은 출산·양육 가구의 소득세를 줄여주는 저출생 대책은 저소득층이나 청년 가구 등의 세제 혜택이 적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자녀장려세제 확대 등 보다 더 많은 근로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보완 방안 마련도 필요하단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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