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습니다.
과일 값이 3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는데, 사과는 무려 70%나 올랐습니다.
그런데, 과일값 폭등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 정부의 대응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채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여름부터 치솟기 시작한 과일값.
가장 많이 먹는 사과는 작년보다 71%, 배는 61%나 올랐습니다.
작년에는 2만원이면 배 10개를 사고도 남았는데, 이제는 배 한 개가 7천원에 달합니다.
주류과일인 사과와 배 가격이 치솟으며 오렌지, 샤인머스캣 등 대체과일 가격 역시 덩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과일값 폭등에 2%대로 내려갔던 소비자물가 상승폭도 지난달 3%대로 올라섰습니다.
[정신영 / 서울 동작구 : 과일은 배나 오른 것 같아요 느낌에. 3개 살 거 2개 사고, 2개 살 거 하나 사게 되고… 양을 줄이는 수밖에 없죠 뭐.]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지난해 태풍과 우박, 탄저병까지 겹친 탓에 생산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예측 못했던 게 아닌데, 한참 늦은 대응에 신선과실 지수는 41%나 올랐습니다.
[김한호 /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우리나라 과수 정책이 생산 이후에 소비 단계에 있어서 사후에 이뤄졌어요. 이런 사태가 터지면 뒤늦게… 사전에 여러 가지 관측 전망 기술이 많이 진전됐으니까 금년도 생산량을 사전에 파악을 하고 수급 관리를 하겠다는 게…]
기존의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측 방식으로 과실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는 건데, 자조회 중심의 농산물 수급이 하나의 대안으로 언급됩니다.
지역별로 농민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 생산 물량을 계획하고 이를 맞추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식입니다.
앞으로 더 잦아질 이상기후 현상에 대비해 농작물 재해보험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서병진 / 한국사과연합회장 : 저희들 생산 농가에도 실익이 없고…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탄저병을 넣어야 된다. 정부에서 생산 원가를 절약하는 데 지원이 돼야 되고, 또 병을 방지하는 데 지원이 돼야 되지.]
정부는 ‘할인지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기후위기를 미리 예측하고 수급 전략을 세우는 사전 조치에 힘 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김채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원
영상편집 : 김민영
CG : 송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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