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난 머스크, '돈줄' 등판?

입력 2024-03-06 15:41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거운동을 위한 '실탄' 확보 목적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일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머스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다른 부유한 기부자들도 함께 했는데 이들은 공화당 선거를 지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1월 미 대선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맞대결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선거자금을 대줄 부호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협력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칭찬하면서 조만간 그와 1대 1로 만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포브스 추산 보유 순자산이 2천억 달러(약 267조원)에 달하는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원한다면 "거의 단독으로도 바이든 진영이 지닌 재정적 우위를 없애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트럼프는 최근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사기 혐의 민사 재판 1심에서 패소해 최소 4억5천400만 달러(약 6천억원)의 벌금이 선고됐다. 뿐만 아니라 여러 건의 민·형사 재판에 걸려 있어 대선 기부금 상당액이 법률 비용으로 나가는 실정이다.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할지는 알려지지 않지만,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그의 지인들이 말해왔다.

머스크는 2017년 트럼프 전 행정부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비판했고,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소셜미디어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친 말을 주고받는 등 불편한 관계로 알려졌다.

한편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들에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에 투표하라고 촉구했고, 같은 해 10월 엑스(X·옛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미 대선에서 부정선거가 일어났다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을 선동해 2021년 1월 6일 의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유발했다는 이유로 접속이 차단된 상태였다.

머스크는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태도를 의미하는 '워크'(Woke) 문화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막대한 수의 불법이민자'를 끌어들여 부정선거를 저지르려 한다고 주장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테슬라를 압박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8월 백악관에서 친환경 자동차 관련 비전을 발표하면서 노조가 있는 '빅3' 자동차 업체만 부르고 테슬라는 초청 명단에서 제외했다. 테슬라는 무노조 경영을 해오고 있다.

같은해 9월 스페이스X의 첫 번째 우주 관광 성공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입장을 내지 않자 머스크는 연유를 묻는 엑스 이용자의 말에 "그는 아직 자고 있다"며 조롱했다.

머스크는 역대 대선에서 큰 액수의 기부금을 낸 적이 없고, 여타 선거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비슷한 규모로 기부를 해 왔다. 머스크와 가까운 한 인사는 머스크가 미국 정부와의 이해관계 때문에 특정 정당에 너무 가까운 인물로 여겨지는 것을 피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NYT는 "머스크가 친트럼프 슈퍼팩에 기부하거나 트럼프를 돕기 위해 다른 방식으로 돈을 쓴다고 결심하지 않아도 그의 목소리 자체로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매체는 "머스크는 엑스에 1억7천500만명의 팔로워를 지니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극소수만이 지닌 뉴스 보도를 형성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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