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가 갱단 폭동으로 무법천지가 되면서 외국인 수십명이 사실상 고립됐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이티에 선교나 입양, 구호 활동을 위해 머물고 있던 이들은 아이티의 치안이 완전히 마비된 가운데 공항과 항구까지 폐쇄되면서 호텔이나 집에 발이 묶인 신세가 됐다.
현재 투생 루베르튀르 국제공항을 포함해 아이티의 주요 공항과 항구는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아이티와 미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운영하는 기독교 자선단체 미셔너리 플라이츠 인터내셔널(MFI)은 최근 아이티에 발이 묶인 외국인 수십명으로부터 항공편 요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로저 샌즈 MFI 부사장은 "문제는 비행기가 공항에 접근하면 이를 총리의 비행기로 오해한 반정부시위대가 공격을 해올 수 있다는 점"이라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식민 지배로 떠안은 빚더미에다 2021년 대통령 암살 이후 극심한 치안 공백에 시달리던 미주 최빈국 아이티는 최근 반정부 시위와 갱단의 폭력 사태가 더욱 심화하며 대규모 탈옥까지 벌어지는 등 무법천지로 치닫고 있다.
아이티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 조치도 시행했으나 폭력 사태는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밤에는 수도 한가운데에 위치한 대통령궁 근처에서도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EFE 통신은 전했다.
반정부시위를 이끄는 갱단들은 앙리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경찰서나 교도소, 관공서 등 정부 건물들을 주로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전날 밤에는 수도 포르토프랭스 길거리에서 수십명이 모여 총리 사임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해산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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