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이름 잘못 썼다가 감옥행

입력 2024-03-10 21:10   수정 2024-03-11 00:29




러시아의 한 대학생이 자신의 와이파이망 이름을 우크라이나 지지 구호로 바꿨다가 구속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명문대인 모스크바국립대(MSU)의 한 학생이 지난 7일 모스크바 법원에서 '나치 또는 극단주의 조직 상징의 공공연한 전시' 혐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 10일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대학 기숙사 자신의 방 와이파이망 이름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뜻의 '슬라바 우크라이니'로 변경했다.

이에 한 경찰관이 와이파이망을 발견해 당국에 보고했으며, 경찰관들은 대학 기숙사 내 그의 방을 뒤져 그의 PC와 와이파이 공유기를 확보한 뒤 그를 지난 6일 오전 체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와이파이 전파가 미치는 범위 안의 불특정 다수에게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구호를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와이파이망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슬라바 우크라이니'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의 대표적인 구호 중 하나가 됐다고 BBC는 보도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달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복역 도중 의문사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추모 장소에 꽃을 놨다는 이유만으로 400여명이 체포되는 등 푸틴 정권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이 줄줄이 체포·수감되고 있다.

최근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은 러시아에서 지난해 2만1천여명이 반전 운동가들을 단속하기 위한 억압적 법률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러시아 당국이 "매우 불공정한 재판"을 이용해 "최소한의 반대 의견에도 비판자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징역형과 고액 벌금을 남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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