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에서 선도지구로 지정되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합니다.
정부가 사업성보다는 주민 동의율이 높은 단지에 우선권을 부여할 방침인 만큼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기 신도시 특별법 수혜가 예상되는 분당의 아파트촌입니다.
한쪽에는 재건축 시범 단지로 지정되기 위해 주민 동의를 촉구하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다른 한쪽에는 높은 재건축 동의율을 자축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있습니다.
2곳 이상 선도지구 지정이 유력한 분당에서는 재건축 주민 동의율이 80%를 넘은 아파트가 3곳이나 될 정도입니다.
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밑그림이 공개되기도 전에 지역 주민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주민 동의율을 선도지구 지정의 중요 요건으로 삼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선도지구에는 각종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만큼 탈락할 경우 또다시 10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급한 선도지구 지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토지 활용 방안이 없는 상태에서 선도지구를 선정하면 사업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 섭니다.
[최우식 / 상록우성 재건축준비위원장: 입체적으로 다 분석을 한 다음에 줘야 되는데…(현안대로라면) 역세권 일부 단지 외에는 출발할 수 있는 단지가 별로 없을 수도 있습니다.]
통합 단지 위주로 선도지구를 지정할 경우 사업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이태희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선도지구로 지정돼야 하기 때문에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가는데 그다음부터 문제가 본격화될 거라는 말이죠. 디테일로 들어가게 되면 대형 평형, 소형 평형, 탄천변 등 여러 논의가 나올 거고요…]
특히 공공기여율 비중이 과도한 점도 민간사업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신도시 특별법을 적용받은 단지가 용적률을 최대 750%까지 높이면 공공기여분 비중이 40%에 달하게 됩니다.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벌써부터 각종 논란이 제기되면서 정부의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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