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자동화(보조) 기능 대부분이 안전성 측면에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의 권위 있는 자동차 안전 평가 기관인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각 제조업체의 부분 주행 자동화 시스템(partial driving automation system)을 처음으로 테스트한 결과, 전체 14개 시스템 중 단 1개만이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나머지 가운데 2개는 적합에 가까운(marginal) 수준으로 평가됐고, 11개는 불량(poor) 등급을 받았다.
이번 평가 대상은 BMW,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제네시스,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테슬라, 볼보의 각 주행 자동화 시스템 1∼2개씩이었다.
렉서스 LS에 탑재된 '팀메이트' 시스템은 테스트에서 유일하게 적합 등급을 받았으며, GMC 시에라와 닛산 아리야는 적합에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됐다.
포드 머스탱 마하-E와 제네시스 G90,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세단, 테슬라 모델 3, 볼보 S90은 부분 자동화 시스템의 1가지 이상 버전에서 불량 등급을 받았다.
데이비드 하키 IIHS 회장은 "대부분의 시스템에 오용을 방지하고 운전자가 도로에서 일어나는 일에 주의를 잃지 않게 하는 적절한 조치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부분 자동화 시스템에는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하고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테스트 결과 그리 강력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IIHS는 설명했다.
운전자의 주의가 흐트러졌을 때 경고를 충분히 하지 않고,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거나 다른 중요한 안전 기능이 꺼진 상태에서도 자동 주행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IIHS에 따르면 포드의 시스템은 운전자의 얼굴이나 카메라 렌즈가 가려지면 즉시 경고를 표시했지만, 운전자의 손이 다른 작업을 하고 있을 때는 감지하지 못했다.
BMW 시스템은 카메라 렌즈나 운전자의 얼굴이 가려졌을 때 반응하지 않았고, 렉서스와 제네시스의 시스템은 운전자가 주행에 관여하지 않고 반복되는 경고에 응답하지 않는 경우에도 비상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IIHS는 전했다.
또 차간 거리를 유지하게 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의 경우 교통체증 등으로 정차한 뒤 안전을 위해 최소 2분이 지나고 운전자가 도로를 주시하고 있을 때 작동될 수 있어야 하지만, 테슬라와 BMW의 시스템은 언제든 이 기능을 재개할 수 있었다고 IIHS는 지적했다.
IIHS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부분 주행 자동화 시스템에 보다 강력한 안전장치를 도입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새로운 등급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등급은 운전자의 의도적인 오용과 장시간의 주의력 상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안전장치를 장려하고 자동비상제동장치(AEB)가 꺼져 있거나 안전벨트를 풀었을 때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 등 위험을 높이는 특정 설계를 억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IIHS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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