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하락 베팅하는 동학개미…인버스·곱버스 ETF 순매수
최근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버스 상품은 기초자산의 가격을 역으로 추종해,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을 보고, 상승하면 손실을 보는 구조입니다. 투자자들은 최근 증시가 반등한 것에 대해 하락을 예상하고 인버스 ETF를 대거 매입한 겁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한 달 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순매수액은 약 1,800억 원으로개인투자자 순매수 4위를 기록했고, ETF 상품 기준으로는 순매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 거래량은 25억1,700만 좌, 거래대금은 5조6천억 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습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기초자산인 코스피 200 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인데요. 투자자들 사이에선 2배 인버스라는 뜻의 '곱버스'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ETF 시장 거래량 2위 종목도 인버스 상품이었습니다. 코스닥 150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로, 개인투자자들은 이 상품을 1,300억 원 넘게 사들였습니다. 거래량은 8억1,700만 좌, 거래대금은 3조 원에 달했습니다.
▲ 인버스 ETF에 투자하는 이유 '박스피'
말씀해주신 것처럼 외국인과 기관은 지수 상승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제 증시 코스피가 0.8%, 코스닥이 1.5% 넘게 오르는 등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이유는 투자 대상이 '코스피'라는 것에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증시에서 '박스피 플레이'를 해왔습니다. 박스피 플레이란, 코스피 지수가 오랜 기간 박스권을 형성해 온 2,400~2,700선 사이 구간에서 상승과 하락 관련 상품을 사고 파는 매매 방식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코스피 지수가 2,400선 밑으로 내려가면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인덱스 ETF나 배율이 높은 레버리지 ETF 등을 매수하고, 코스피 지수가 반등해 2,600~2,700선 사이에 도달하면 앞서 사들였던 ETF들을 매도해 수익을 낸 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나 곱버스 ETF를 사고 지수가 하락했을 때 팔아서 다시 수익을 내는 겁니다.
실제로 ETF 시장에서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 순매도 1위 상품은 코스닥 150 지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였습니다. 무려 4,600억 원 가까이 팔아치웠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코스피 지수가 2,700선에 근접하고 코스닥 지수도 900선 돌파를 눈앞에 둔 지금 개인투자자들이 인버스 상품에 몰리는 것이 아예 납득이 되지 않는 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증시 추가 상승 가능…인버스 투자 주의해야
증권가에서는 동학개미의 선택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국내 증시가 박스권 움직임이 강한 것은 부인할 순 없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변수가 있다는 겁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중장기적으로 증시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상단인 2,700선을 돌파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란 분석입니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3월 코스피 밴드 상단을 살펴보면 한화투자증권이 3,000으로 상단이 가장 높았고, 삼성증권은 2,800,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2,750 안팎을 제시하며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 돌파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가장 높은 예상치를 제시한 한화투자증권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시적인 이슈나 테마가 아니라며 증시 펀더멘털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를 기록한 곱버스 상품은 일반 ETF보다 운용보수가 더 높고, 선물 상품의 월물 교체 시 발생하는 롤오버 비용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증시가 단기간 가파르게 하락하면 괜찮겠지만 현재 위치에서 횡보가 길어지거나 오히려 추가 상승한다면 손실이 생각보다 더 클 수 있어 투자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이달에만 코스피 지수는 1.5%, 코스닥 지수는 3.1% 상승 중입니다.
▲ 올해 첫 바이오 IPO '오상헬스케어' 코스닥 데뷔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1996년 설립된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업체입니다. 생화학 진단과, 분자 진단, 면역 진단 등 다각화된 체외진단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인데요. 사업 초기부터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했고, 현재 100여 개 국가에서 140곳에 달하는 거래처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가파르게 성장했는데요. 오상헬스케어가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가 2020년 4월 18일 국내 최초로 미국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설립 1년 만에 병원에서 혈액 검사용으로 사용되는 전자동 생화학 분석기를 개발했고, 2003년에는 자사 개인용 혈당측정기가 국내 최초로 미국 FDA 승인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2011년엔는 면역 진단 기기를 출시했고, 2015년에는 메르스, 2020년에는 코로나19 분자 진단 시약을 개발하며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회사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한편 오상헬스케어는 이번이 두 번째 IPO 도전인데요. 지난 2021년 특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한국거래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한 차례 좌절을 겪은 바 있습니다. 최대주주는 오상, 주요주주는 오상자이엘입니다.
오상헬스케어는 IPO로 조달한 자금에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을 더해 신제품 개발과 생산 거점 증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생화학진단 분야에서 전문가용, 병원용 혈당측정기와 헤모글로빈, 케톤, 락테이트 측정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 오상헬스케어, 꺼져가는 공모주 시장 불씨 되살릴까
네. 오상헬스케어는 올해 첫 바이오 기업 IPO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데요. 앞서 마감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상장 이후 흥행 기대감이 높은 상황입니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총 2007개 기관이 참여해 9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요. 공모가는 공모 밴드 상단인 1만5천 원 보다 5천 원 더 높은 2만 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는 무려 2,126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청약 증거금으로 약 5조2,600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총 공모주식 수는 99만 주로, 오늘 유통 물량은 37% 수준입니다.
최근 증시에서 바이오 업종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업 실적까지 양호하다는 점도 상장 이후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오상헬스케어의 2023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01억 원, 1,2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0%, 150% 성장했습니다.
최근 따상, 따따상 공모주를 찾아볼 수 없어 공모주 시장에 대한 열기가 식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오상헬스케어가 꺼져가는 공모주 시장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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