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추진 전부터 의결권 강화 추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반대 증가
"밸류업 호응 기대…의결권 강화 전망"
주주총회를 앞두고 밸류업 분위기에 편승한 행동주의 펀드들이 국민연금에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시장 참가자들의 단기적인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연금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밸류업 지원 방안을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에 반영할 예정이어서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국민연금의 행보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김대연 기자입니다.
<기자>
주주총회에서 위임장 승부를 선언한 행동주의 펀드들은 국민연금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일부 행동주의 펀드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시세 차익만 챙기고 떠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 하는 국민연금은 일시적인 유행을 따를 수 없다며 거리를 두고 있는 겁니다.
국민연금이 과거 주주총회 때마다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기 전부터 의결권 강화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고, 5년 만에 의결권 반대 비중이 약 10%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체 안건 5건 중 1건꼴로 반대표를 던진 셈입니다.
국민연금 관계자들은 "아직 밸류업 프로그램 때문에 바뀐 규정은 없다"며 "기존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에 따라 개별 투자기업의 안건을 하나하나 판단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다만, 정부가 기업 밸류업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스튜어드십 코드까지 개정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한층 강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특히 상장기업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얼마나 호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민연금의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안상희 / 대신경제연구소 지속가능센터장: 주주들이 예측할 수 있는 배당 정책을 갖고 있는지, 상장 기업들이 (밸류업) 관련 정책에 필요한 투명성, 그리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6월 이후에 하반기 임시 주총이나 내년도 정기 주총 때 (기관투자자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국내 주식에만 148조 원을 투자하는 국민연금.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만 285개(지난 2022년 기준)로 기업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대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창호, 영상편집: 임민영, CG: 손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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