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강제 매각' 위기, 이스라엘 전쟁 여파?

입력 2024-03-13 17:08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미국에서 강제 매각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경영진은 직전까지만 해도 미 의회에서 규제안이 이렇게 빨리 힘을 얻을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주 전 틱톡 미국 사업부 임원들은 싱가포르 본사로 건너가 미국에서 틱톡이 금지될 임박한 위험은 없다고 보고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한 임원은 틱톡에 대한 '정치적 바람'이 진정됐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캠프가 틱톡을 이용한 선거운동에 나서는 등 확실히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다고 짚었다.

하지만 틱톡 미국 사업부 임원들은 미국으로 돌아와 며칠 후 자신들이 오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 의회 의원들과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이 틱톡을 금지하거나 중국인이 아닌 사업자에게 강제 매각하는 내용의 새 법안을 초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서다.

미국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이달 7일 틱톡의 중국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완전히 매각하기 전에는 미국의 앱 스토어에서 틱톡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발효되면 바이트댄스는 165일 내로 틱톡을 매각해야 한다.

틱톡은 미국에서 약 1억7천만명이 사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미 정치권에서는 중국이 여론 조작 도구로 사용해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틱톡 측은 의원들이 지난주 법안 추진 계획을 공개했을 때 법안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존재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WSJ은 보도했다.

WSJ은 "이 법안은 워싱턴과 실리콘밸리의 '중국 매파 연합'이 틱톡을 억제하기 위해 1년 이상 노력한 결과의 정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틱톡 동영상 때문에 법안이 동력을 얻은 면이 있다고 WSJ은 짚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가자지구 전쟁이 틱톡에 대한 압박의 전환점이 됐다고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소속 제이컵 헬버그가 WSJ에 말했다.

사람들이 틱톡에 게시된 동영상들이 이스라엘을 묘사하는 방식과 반(反)유대주의 콘텐츠 증가에 우려하게 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친(親)팔레스타인 해시태그가 달린 동영상이 친이스라엘 해시태그가 있는 동영상보다 조회수가 훨씬 더 많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에 틱톡은 특정 이슈의 어느 한쪽을 다른 쪽보다 홍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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