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영입에 조회수 1400만…은행권서 펼쳐진 ‘스타마케팅' 경쟁

'하나 뿐인 내편' 임영웅, '365일 쉬지 않는 금융혜택' 뉴진스, 'SM 신인그룹' 라이즈

은행권이 올들어 '회사의 얼굴'인 연예인 모델을 교체하며 스타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광고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른 트로트가수 임영웅부터, 대세 아이돌 뉴진스와 라이즈 등을 내세우며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15일 하나은행 측에 따르면 임영웅을 브랜드 대표 모델로 기용한 이후 하나은행 유튜브 채널은 한달간 누적 조회수 1467만회를 기록했다. 구독자수도 3만5000명이 늘며 작년말 대비 구독자수 144%, 조회수 49% 증가를 기록했다.

지점 등 현장에서 확인되는 열기는 보다 뜨겁다. 하나은행 측에 따르면 지점에서 임영웅 굿즈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실시하자 일부 지점에서는 아침부터 대기줄이 생기는 '오픈런 현상'까지 관측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누적 댓글수가 전년 동일 기간 대비 20,000% 증가하는 등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확인된다"며 "내부적으로 기대했던 수준을 뛰어넘은 놀라운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임영웅 특수'를 누리자 우리은행은 '세대별 공략'으로 맞섰다. 우리은행은 기존 광고모델 아이유와 발맞출 새 홍보모델로 배우 김희애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라이즈를 영입했다.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빠르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라이즈와 인기 가수 아이유, 중장년층 사이에서 높은 호감도를 보유한 김희애의 '3각 편대'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2022년부터 걸그룹 뉴진스와 모델 계약을 이어가고 있는 신한은행도 지난 14일 뉴진스가 등장하는 영상 광고를 발표했다. 다국적 멤버로 구성된 뉴진스를 해외여행 특화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모델로 내세워 홍보 효과를 누리겠다는 포석이다.



은행권의 스타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자 NH농협은행도 다음달부터 새 모델이 등장하는 홍보 캠페인을 집행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A급 연예인을 홍보 모델로 내세우는 배경에는 신뢰와 브랜드 충성도가 중요한 금융업의 특성이 있다. 제품 경쟁력보다는 금융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고, 호감 가는 은행'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스타마케팅이 실질적인 실적 개선 효과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 정도만 기대할 수 있는 '고비용 저효율' 전략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많은 금액을 쥐어주며 계약한 연예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작품 흥행 실패 등으로 꾸준한 인지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기대에 미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2020년 배우 곽도원을 모델로 기용했으나, 2년 뒤에 곽도원이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하자 관련 영상을 비공개로 돌린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야말로 부르는게 값인 BTS나 손흥민 등 극단적인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인기 드라마나 영화의 주연을 맡는 A급 배우는 1년 광고비가 10억원을 넘는다"며 "여기에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광고 편성 횟수를 늘리거나 외부 행사, 캠페인 등을 추가하면 관련 비용은 수십억원대로 수직 상승한다"고 전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스타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연예인과 일찌감치 계약하며 오랜 기간 동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 나온다. '피겨 요정' 김연아가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기 이전이었던 2006년부터 계약해 '19년 동행'을 이어오고 있는 KB국민은행이 대표적이다. NH농협은행도 여배우 한소희가 '월드스타'로 거듭나기 이전인 2021년 계약을 맺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