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TC 2024' 개최…반도체 상승 촉매제 될까? [박찬휘의 이슈레이더]

박찬휘 기자

입력 2024-03-18 09:07   수정 2024-03-18 09:07

    엔비디아 GTC 2024 개막…새 AI 칩 'B100' 출시
    증권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목"
    3월 FOMC·GTC 2024 증시 분수령


    ▲ 엔비디아 GTC 2024란?

    엔비디아가 오늘부터 21일까지 나흘간 GTC 2024를 개최합니다. GTC란 'GPU Technology Conference'의 줄임말로, 세계 최대 AI(인공지능) 개발자 컨퍼런스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GTC를 미국의 유명 록 페스티벌인 우드스톡에 빗대서 'AI계의 우드스톡'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대면 행사로,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행사장에서 열리는데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컨퍼런스에는 마지막 대면 행사였던
    5년 전에 비해 두 배 늘어난 1만6천 명이 참석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AI에 대한 관심이 기업들부터 투자자들까지 워낙 뜨겁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30만 명 이상이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행사 규모면에서도 전례 없는 수준이 될 전망인데요. 무려 900개 세션이 계획돼 있으며 250개 이상의 전시와 기술 세미나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기업들 명단을 살펴보면, 챗GPT의 개발사이자 AI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볼 수 있는 오픈AI가 가장 앞 선에 이름을 올렸고, 오픈AI에 대거 투자하며 AI 업계 선두주자로 올라선 마이크로소프트, AI 클라우드 플랫폼 최고 강자 아마존, 챗GPT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AI 챗봇 제미나이를 보유한 알파벳, 오늘 S&P500 지수에 편입되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메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오라클, 델, 인텔 같은 엔비디아 대표 파트너사들이 컨퍼런스 기간 동안 이벤트와 워크숍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엔비디아 GTC 2024 개막…새 AI 반도체 출시

    엔비디아 주가 먼저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금요일에 3% 넘게 하락하면서 900달러 선이 무너졌습니다. 지난 5거래일 중 무려 4일 동안 빠졌는데요. 고점 대비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월가에서는 이것이 기술적 조정이라는 목소리와 AI 업계 경쟁 과열에 따른 주가 하락이라는 주장 등 의견 분분했습니다. 실제로 블룸버그 리서치 설문조사 결과, 엔비디아는 지난해 월가 애널리스트가 뽑은 최선호 주식 상위권에 항상 이름을 올렸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감 탓인지 20위 권 안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엔비디아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이번 GTC 2024를 손꼽아 기다려왔는데요. 왜냐하면 매 행사 때 마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AI 칩을 공개하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행사 첫날 기조연설을 하는데요. 보통 신제품 소개와 함께 엔비디아의 향후 비전을 설명합니다. 기조연설은 1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캘리포니아주 실내 경기장 'SAP 센터'에서 열립니다.

    이번에 공개될 새 AI 칩은 시장에 'B100'으로 알려진 차세대 고급 AI 프로세서입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B100은 엔비디아가 판매하는 AI 시스템의 차세대 핵심 부품으로 그동안 공개됐던 A100, H100 등의 성능을 크게 상회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장 최신 제품이 2만 달러, 우리 돈 2,660만 원 안팎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B100이 2만5천 달러에서 3만 달러 사이의 가격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구매자들에게는 올해 말에 첫 인도가 시작될 전망입니다.

    월가 투자자문사 피츠제럴드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900달러에서 1,200달러로 높였고,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존 925달러에서 1,100달러로, 웨드부시는 850달러에서 1,000달러로 상향했습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가는 월가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가 869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 엔비디아 GTC 2024…"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목"

    증권가에서는 이번 GTC를 통해 지난주 잠시 주춤했던 AI 반도체 열풍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된 기업은 역시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는데요. 두 기업 모두 이번 GTC에 참석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12단 적층 36기가바이트 HBM3E를 공개하는 별도의 세미나를 진행할 계획이고, SK하이닉스는 HBM3E를 비롯해 다양한 HBM 신기술을 선보이며 엔비디아와의 밸류체인 협업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HBM는 고대역폭 메모리를 말합니다.

    하나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2·4분기부터 출하 예정인 5세대 HBM3E가 경쟁사 대비 시장 점유율 우위가 이어질 것"이고 "여기에 디램과 낸드의 고정가격도 지속적으로 올라오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KB증권은 "이번 GTC 행사가 AI 반도체 업종 전반에 걸쳐 상승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한미반도체, 앞서 언급된 가온칩스 등을 수혜주 명단에 포함시켰습니다.



    ▲ FOMC·GTC 2024 등 대형 이벤트 즐비

    상반기 중 가장 중요한 한 주를 꼽으라면, 이번주로 꼽아도 될 만큼 이번주에는 중요한 일정이 정말 많습니다. 어떤 이벤트들이 있는지 캘린더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은 앞서 보신 것처럼 엔비디아의 GTC 2024가 예정돼 있는데요. 이것 말고도 미국에서 또 하나의 대형 컨퍼런스가 열립니다. 바로 GDC 2024인데요. GDC는 전 세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로 오늘부터 22일까지 사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됩니다. 게임 뿐 아니라 AI와 블록체인 기술까지 소개되는데요. 우리나라에선 넥슨이 참석해 대표작인 메이플스토리의 NFT 게임 생태계를 다룬 '넥스페이스'라는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화요일에는 일본은행이 오늘부터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발표합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지난 2016년부터 7년간 이어오던 마이너스 금리를 끝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무려 17년 만의 금리인상입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채권으로 돈을 옮기면서 해외 국채, 대표적으로 미국 국채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미 국채금리 상승을 초래해 증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수요일에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벤트죠. 미국 연준의 3월 FOMC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됩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패드워치에 따르면, 최근 미국 경제지표 호조로 인해 현재 3월 뿐 아니라 5월과 6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까지 낮아졌기 때문에 FOMC 종료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떠한 기조를 내비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시장에서는 매출 53억3천만 달러, 주당순손실 0.26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 분기와 전년 대비 모두 대폭 상회한 수준입니다. 최근 반도체 섹터가 조정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GTC 행사와 함께 마이크론 실적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합니다.

    한편 같은 날 중국에선 3월 대출우대금리를 발표하는데요.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지급준비율과 주택담보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5년물 대출우대금리를 모두 인하하며 증시 부양을 꾀했는데 이번에도 추가 인하를 통해 증시 부양의 뜻을 이어갈 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2월 주택판매와 제조업, 서비스업 예비치 등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되고 전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기업들인 나이키와 페덱스가 실적을 발표한다는 점까지 체크하면 좋겠습니다.

    ▲ 국내증시, 3월 FOMC 주시하며 변동성 장세

    이번주 국내 증시는 다음주 미국 연준의 3월 FOMC를 전후로 큰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진 미국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예상되는데, 만약 파월 의장이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놓는다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주 미국 증시가 AI 열풍의 핵심인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기술주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된 가운데, GTC 행사를 이후로 반등이 나온다면 국내 기술주에 상승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2,600에서 2,75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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