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정비사업장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공사가 지연·중단되는가 하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19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일반분양 된 물량은 총 2만7,856가구로 2022년 일반분양 물량(3만3,231가구) 대비 16.2% 줄었다.
올해는 정비사업을 통해 일반분양 3만4,112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공사비 등 영향으로 공급 일정을 예상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사업 시장이 주춤한 가장 큰 이유는 급증한 공사비와 금융비용이다. 시멘트, 철근, 레미콘 등 건자재와 인건비는 대내외 이슈로 매년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최초 시공계약을 체결했을 때의 공사비와 차이가 발생, 손해를 볼 수 없는 건설사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시행자(조합) 간 갈등이 일어난다.
실제 시공사 선정 단계부터 난항을 겪는 정비사업 현장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는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유찰돼 지난달 말 세 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또한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입찰에는 건설사 1곳만 참여해 유찰됐고, 노량진뉴타운 내 알짜 입지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도 두 차례 모두 시공사 선정이 유찰됐다.
사업 지연으로 분양일자가 밀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은 올해 1월 들어 공사가 중단됐다. 이미 철거까지 마친 상황에서 공정률도 20%를 넘겼지만 공사비를 둘러싼 분쟁이 격화된 것이다. 약 1천가구를 지난해 하반기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분양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결국 시공사와 조합원간의 마찰로 앞으로 분양시장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새 아파트는 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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