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초미세먼지(PM2.5)로 인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100개 도시 중 99개가 아시아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4배 가까운 초미세먼지 수준을 보였다.
19일 글로벌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가 공개한 '2023 세계 공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134개 국가 및 지역의 작년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한 결과 WHO 기준치(연평균 5㎍/㎥)를 충족한 곳은 10개 지역에 불과했다.
가장 공기가 깨끗한 지역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3.2㎍/㎥)였다.
또 모리셔스(3.5㎍/㎥), 아이슬란드(4.0㎍/㎥), 그레나다(4.1㎍/㎥), 버뮤다(4.1㎍/㎥), 뉴질랜드(4.3㎍/㎥), 호주(4.5㎍/㎥), 푸에르토리코(4.5㎍/㎥), 에스토니아(4.7㎍/㎥), 핀란드(4.9㎍/㎥) 등이 뒤를 이어 주로 섬나라가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반대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국가들은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로 나타났다. 방글라데시(79.9㎍/㎥), 파키스탄(73.7㎍/㎥), 인도(54.4㎍/㎥), 타지키스탄(49.0㎍/㎥) 순으로 공기가 나빴다.
도시별로 살펴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100대 도시 중 99곳이 아시아권으로, 이중 83곳이 인도 도시였다.
최악의 공기 질을 기록한 도시는 인도 북부 비하르주(州)의 베구사라이시(市)로 2023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18.9㎍/㎥였다. WHO 기준치의 23배를 넘어섰다.
2위부터 4위도 구와하티(105.4㎍/㎥), 델리(102.1㎍/㎥), 물란푸르(100.4㎍/㎥) 등 인도 도시들이 차지했다. 5위는 파키스탄의 라호르(99.5㎍/㎥)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전체 인구의 96%에 해당하는 13억명이 WHO 기준치의 7배가 넘는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었다.
캐나다의 2023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0.3㎍/㎥로 전년도(7.4㎍/㎥)보다 높아졌는데, 작년 캐나다를 덮쳤던 초대형 산불 사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산불로 생긴 연무가 국경을 넘어 유입되면서 미국도 2023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9.1㎍/㎥로 전년도(8.9㎍/㎥)보다 소폭 증가했다.
보고서는 "기후위기는 날씨 패턴을 변화시키고 바람과 강수량을 바꿔 오염물질의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극단적 고온이 더욱 강해지고 자주 발생하는 것도 오염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북아에서는 최근 수년간 낮아지던 초미세먼지 농도가 일제히 반등했다.
중국의 2023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32.5㎍/㎥로 전년도(30.6㎍/㎥)보다 6%가량 짙어졌다. 2018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를 유지하다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19.2㎍/㎥로 전년도(18.3㎍/㎥)보다 소폭 높아졌다. 일본 역시 초미세먼지가 2022년 9.1㎍/㎥에서 2023년 9.6㎍/㎥로 늘었다.
동남아시아에선 인도네시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37.1㎍/㎥로 전년 대비 22% 상승해 역내에서 가장 공기 질이 나쁜 나라로 꼽혔다. 베트남과 태국 등 국가의 주요 도시들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 기준치를 큰 폭으로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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