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자사주로 지급하는 대신증권…이유는?

조연 기자

입력 2024-03-20 11:12  



대신증권은 연초가 되면 어김없이 자사주처분 공시를 한다.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주기 위해서다.

올해도 대신증권은 지난달 21일 보유자사주 중 9만 8,695주를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과 양홍석 부회장 등 임직원 39명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그렇다면 왜 매년 현금 대신 '자사주'로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걸까?

일각에서는 매년 주식을 지급해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함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에 대신증권 측은 "자사주 형태로 지급되는 성과보수가 원래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성과급인데, 장기성과와 연동하기 위해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되는 것"이라 설명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제 9조(보수위원회 및 보수체계 등)'에 따르면 임원 및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에게 이연지급되는 성과보수는 회사 주식 또는 주가 연계 상품으로 이연지급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또한, 이연지급 기간 중 담당 업무와 관련해 금융회사의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연지급 예정인 성과보수를 실현된 손실규모를 반영하여 재산정 하게끔 되어 있다.

금융회사의 장기성과와 연계할 수 있도록 주식 및 연계상품을 오랜 기간에 걸쳐 나누어 지급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셈이다.



자사주식 및 연계상품으로 성과보수를 지급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장기성과와 연동하기 위함이다. 금융투자업의 특성상 현재 시점의 이익이 미래에까지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고, 단기이익을 좇을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금보다는 장기성과를 반영할 수 있는 해당회사의 주식으로 지급함에 따라 먹튀를 방지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자사주로 성과급을 지급해 임직원이 회사의 성과에 대해 직접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지난 2012년부터 임직원 성과보수를 자사주로 지급하고 있다"며, "이는 성과급을 이연 지급해 단기적인 이익 추구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고, 장기적 성과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CFD, PF, ELS 등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는 등 환경에서, 대신증권은 관련 비즈니스를 하지 않거나 대폭 줄여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 또한 그 결과 중 하나란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기주식 보다는 현금 성과급을 더 선호하는 측면이 있지만, 임원이나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의 경우 장기성과에 기반해 성과보수를 지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자사주 지급정책이 단기이익을 좇지 않고 안정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경영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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