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에서 '모험가' 대주주 변신…"경영권 확보해 회사 살린다"

입력 2024-03-23 08:50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모험가좌'로 알려진 슈퍼개미가 경영권을 확보해 회사의 턴어라운드에 나서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디딤이앤에프 공시에 따르면 지분 8%를 넘게 보유한 일반 주주는 본인의 직업을 모험가라고 표기하고 보유목적에 '경영권 영향'이라고 적어놓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김상훈 씨는 디딤이앤에프 주식에 대한 추가 매수를 진행했다. 올해 3월 12일 7.63% 지분을 가지고 있던 그는 이번 매수를 통해 8.20%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됐다.

보유목적엔 경영권에 참여하겠다는 말과 함께 '필사즉생 필생즉사'을 기재했다. 회사의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자 손절에 나서기보단 추가매수를 통해 상황을 타개해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물타기하다 갖게 된 지분 8%

실제로 김 씨는 2022년 6월부터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사들였는데 당시 김 씨의 평균 취득 단가는 1,695원이었다. 이후 2023년에도 23차례에 걸쳐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장내 매수했는데, 취득 단가는 계속 낮아지며 691원에 거래됐다.

그리고 현재 3월 22일 종가 기준 회사의 주가는 34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4분의 1토막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최대 주주로서 디딤과 끝까지 함께 하려고 추가 투자함 그 끝이 무엇이던..."이라는 설명과 함께 매수에 나선 모양새다.

김 씨는 지난해부터 특이한 직업란과 이메일 주소, 대주주가 된 이유 때문에 한 차례 주목을 받았었다. 당시에는 비자발적 2대 주주가 되었다며 주식 보유 목적 역시 '일반투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0월부터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다.

◇ 본격적인 경영 참여 나서


그는 "현재 회사에서 일어나는 경영권 분쟁 및 불안정한 회사 경영 상태를 더 이상 가만히 지켜만 볼 수가 없기에 경영권 참여 및 해당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슈퍼개미 김 씨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에 나섰다. 주총에서 디딤이앤에프 경영진의 경영 실패에 책임을 묻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사진과 감사를 대거 교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씨의 공시가 올라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는 모양새다. 종목투자방에서는 ‘모험가’라는 단어를 따서 그를 ‘모험가좌’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어 "물타기 하다 대주주가 된다를 실현하는 사람도 있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투자자는 "3년째 기업이 적자를 내면서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디딤이앤에프의 총 시가총액은 196억 원으로 현재 마포갈매기, 백제원, 연안식당 등 유명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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