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공연장에서 22일(현지시간) 발생한 무차별 총격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62명까지 불어났다.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무장 괴한들의 총격에 이어 대형 화재까지 발생하며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사망자가 62명이라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들도 포함됐다. 다친 어린이도 여럿 있다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다.
부상자도 최소 146명으로 집계됐다. 일부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지만 위중한 상태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대형 공연장에서 록밴드 무대를 기다리던 관객들은 순식간에 터진 총성과 폭발음, 피비린내에 아비규환에 빠졌다.
공연 직전 무차별 총격이 벌어지면서 객석은 공포에 질린 비명으로 가득 찼으며, 수천명이 출구로 몰려들며 '생지옥'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날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탈출한 음악 프로듀서 알렉세이는 AFP와 통화에서 총격이 "공연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총이 여러 차례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고, 한 여성의 끔찍한 비명이 들렸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비명이 이어졌다"며 "이후 3∼4차례의 폭발음이 들렸고, 이는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무대를 내려다보는 박스형 객석에 있던 알렉세이는 다른 관객들과 함께 몸을 숨긴 채 탈출 방법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도망가던 중 화재로 인한 연기와 잿가루가 퍼지는 것을 봤지만 총을 쏜 괴한을 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현장 영상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자기 자리를 찾아 앉던 관객들은 갑작스레 총성과 비명이 들리자 일제히 출구를 찾아 달려가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다른 현장 영상에서는 괴한들이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는 가운데 몇몇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격자는 로이터에 "갑자기 뒤에서 총소리가 들렸고, 폭발음이 들렸다. 그 소리가 무엇인지 나는 바로 알지 못했다"며 "모두가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몰려가기 시작했다. 모두가 소리를 지르고, 달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예정된 록밴드 피크닉의 공연 좌석은 전부 매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 직후에는 대규모 화재까지 발생했다.
AFP통신은 한 기자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총격 직후 수류탄 혹은 소이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거대한 불꽃이 콘서트홀을 집어삼키며 공연장 지붕에서는 검은 연기가 계속 피어났다고 전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지붕 일부가 무너진 상태라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는 수백명의 경찰과 폭동 진압대가 투입돼 공연장 인근을 봉쇄한 상태다.
현장에는 구급차와 경찰 차량 수십 대가 구조를 위해 투입됐으며 헬기 최소 3대도 함께 부상자 이송을 위해 투입됐다.
비상사태부는 공연장 지하를 통해 약 100명을 구조했으며 옥상을 통해 구조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테러"로 지목하고 무장 괴한들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사건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텔레그램에 성명을 올리고 "(IS 전투원들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대형 모임을 공격했다"며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