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장 중요한 이슈들, 기자와 함께 짚어보는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앞으로 증권부 기자들이 이 시간 함께 할텐데요. 오늘은 조연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첫 소식은 밸류업이군요. 어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밸류업 발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기 물량이 늘었다" 이런 평가를 내렸는데, 오늘 해외 큰 손들이 한국거래소를 찾는다고요?
<기자>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 ACGA가 오늘부터 28일까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합니다. 첫 일정은 바로 한국거래소와의 면담인데요. ACGA의 한국 방문은 사실 연례 행사입니다만, 올해는 기업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직접 요청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립니다. 이 자리에는 거래소의 기업밸류업지원 TF 부장을 비롯해 상장협, ESG기준원 등이 참석해 제이미 앨런 사무총장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이번 방문단에 세계 최대 국부펀드로 꼽히는 노르웨이연기금,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 또 우리에겐 삼성과의 악연으로 낯익은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팰리서 캐피탈, 그 외에도 골드만삭스, JP모건 같은 글로벌 IB의 임원진들도 동행합니다. ACGA가 어떤 단체인지도 간략히 설명드리면, 소속 회원의 80%가 기관투자가입니다.
아시아 각국의 지배구조에 대해 분석한 리포트를 2년 마다 내는데, 아시아 12개국 순위를 매깁니다. 한국이 20년 넘게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죠. 2023년 12월 보고서에서도 8위를 나타냈습니다. 일본은 5위에서 2위로 세 계단 뛰었죠. 한국보다 순위 낮은 국가는 태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정도입니다. 물론 이들의 분석이 정답은 아니지만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을 어떻게 평가할지, 또 어떤 제안을 꺼낼지가 지켜볼 부분입니다. 지난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상호주 보유를 통해 지배권을 강화하는 관례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앵커>
마침 슈퍼 주총 위크에 한국을 방문하는군요. 방문단 중 일부는 이번 주총 시즌, 표대결에 참전하기도 한 기관들이란 점도 눈에 띄고요. 평가를 어떻게 할지 궁금합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세가 거센 모습이죠. 각국의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가 되면서 역대급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나오기도 했는데,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거라 보는 건가요?
<기자>
어떻게 보면 한국증시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이 가장 높지 않나 싶을 정도입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14조원을 넘어서며 지난 한 해 전체 순매수액(11.4조)을 뛰어 넘었고, 코스피 시총에서의 외국인 비중(34.1%)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죠.
증권가에서는 앞으로의 우리 증시 방향성에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달러화 움직임을 꼽았는데요. 스위스의 깜짝 금리 인하로 ECB의 금리 인하가 미국보다 더 빠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됐죠. 키움증권은 "환율 변동성 확대가 외국인 매매 관련 노이즈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미국 자본 유동성을 두고서도 여러 관측이 나오는데요. 미 연준이 양적 긴축에 들어간 뒤 역레포, 그러니까 중앙은행이 시중 자금을 흡수하던 자금이 지난해부터 빠르게 빠져나오면서 사실상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역레포 자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진단이죠. 유동성 감소가 다가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과거 미국의 시중은행들이 GDP의 약 10~11% 정도의 Ample Reserve, 안정적인 준비금을 유지해왔다는 분석도 제기했습니다. SoFi 리즈 영 투자전략가인데요. 이는 또 유동성 공급을 뜻하는 것이어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1위는 삼성전자로 3조5천억원 넘게 사들였고, 현대차와 SK하이닉스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저PBR주로 부상한 금융주들이 대거 바구니에 담긴 모습이 눈에 띄죠. 밸류업 취재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겐 일본 증시의 상승 랠리가 FOMO로 작용해, 한국 증시의 밸류업이 어떤 결과를 낼 지 모르지만 놓칠수는 없다는 겁니다. 지원안이 구체화되기 이전에는 우량주, 시총 상위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거래소가 개발 중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어떤 종목이 담길지가 중요해집니다. 9월 발표 예정인데, 증권가에서는 계속 종목 찾기가 이어지고 있죠.
<기자>
마치 일본 JPX 프라임 150을 기출문제로 풀이하면서 예상 종목을 뽑는 모습인데요. 그 중 일부 분석을 들고 와봤습니다.
현대차증권은 저PBR 매력, 자본 스프레드 매력, 주가 모멘텀, 유보율 매력, 이렇게 네 가지의 기준을 잡았는데요. 먼저 자본 스프레드, 잔여이익 기준 상위 종목, 그리고 PBR이 높은 기업을 기준으로 구성한 다음에, 여기에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주가 수익률과 회계기준으로 유보율까지 종합해 선정하는 방법입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시총 상위주 중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 POSCO홀딩스 등이 담긴 반면 SK하이닉스, LG엔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포함이 되지 않았습니다. KB금융과 신한지주 등 금융주는 대부분 담겼고, 에코프로비엠, 한미반도체, 이오테크닉스, 이수페타시스 등 IT 상장사들도 눈에 띄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섬 같은 경기소비재, S-Oil, LG화학, 현대글로비스 등이 담겼습니다.
대신증권은 주주가치제고에 나설 여력이 되는지, 그리고 기업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지수에 꼭 들어가려는 상장사들을 주목하라고 했는데요. 먼저 현금이 풍부하고 부채 리스크가 낮은 저평가주가 직관적으로 밸류업에 나설 것이란 진단입니다. SK와 HMM, SK이노베이션, 대한항공, KT, LG전자, HD한국조선해양 등이 꼽혔습니다. 그리고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ROE와 COE(자기자본비용) 차이가 크지 않아 인덱스에 빠질 수 있는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봤습니다. DB하이텍, 현대차, GS 등이 여기에 포함됐는데, 상대적으로 시총 작은 종목 중에서는 OCI홀딩스, SK가스, 한샘, 하나투어, 해성디에스, 한세실업, JW중외제약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앵커>
두번째 이슈로 넘어가보죠.
지난주로 12월 결산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이 끝났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제 시간에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이 나왔어요. 몇 곳입니까?
<기자>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 모두 합해 47개사에 달합니다. 코스피에는 금양, 삼부토건, 영원무역, 영원무역홀딩스, 진원생명과학, 콤텍시스템, 웰바이오텍, 유니켐, 선도전기, 한창 등 10개사이고요. 코스닥은 37곳이나 되는데 네패스, 엔케이맥스, EDGC, 대산F&B, 디딤이앤에프, 세종메디칼, 나노, 한탑, 버킷스튜디오 등이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이 중 다수의 종목들이 감사보고 지연 사실을 공시한 이후 내림세를 달렸습니다.
금양의 경우 자회사인 몽골 광산회사(몽라LLC)의 투자와 관련된 매수가격배분평가(PPA)를 몽골 현지 감사인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한국어를 몽골어로 번역해야 하다가 생긴 단순 지연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일부 주주들은 금양이 앞서 3월 중순경 지난 2022년도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의견을 비적정으로 정정한 것에 주목하며 차마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 중 3분의 1 가량이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이어졌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점인데요.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인 이번주 금요일까지도 제출하지 않는 기업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제출 기한 연장을 신고한 경우에는 5영업일 연장돼 늦어도 다음달 5일까지가 최종 시한이 됩니다.
<앵커>
부정적인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들도 있죠. 감사의견 비적정을 연이어 받으면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심사가 들어가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먼저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티와이홀딩스, 코맥스, 카나리아바이오, 비유테크놀러지, 국보, 비디아이, 코다코, 에이티세미콘, 제일바이오, 엠벤처투자, 위니아에이드 등 12곳입니다.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기업도 25곳에 달하는데요. 말씀하신 2년 연속 비적정을 받은 곳은 KH건설과 KH전자, KH필룩스, 그리고 셀리버리, 비덴트, 한국테크놀로지, 세원이앤씨, 뉴지랩파마, 인바이오젠, IHQ 등 모두 11개였습니다.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 1년의 개선 기간이 주어지는데, 2년 연속 비적정이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하게 됩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오늘 감독당국이 좀비기업 증시 퇴출 강화 방향을 밝힌다고요?
<기자>
네, 당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밸류업 첫 발표 이후 좀비기업들의 상장폐지 절차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을 밝히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채찍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죠. 하지만 당국과 거래소 모두 이는 별개로 추진되는, 올해 금융위 주요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금감원이 오늘 불공정 거래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의 조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지난해 말부터 상장유지 실질심사 적용 기준이 자본잠식 기준만 유지하면서 일부 기업들은 유상증자나 감자, CB 발행 등으로 상폐를 피하고 있습니다. 횡령 등의 수법으로 자금을 빼돌리기도 하고요. 이 같은 좀비기업들 적발을 강화하고 엄벅하겠다는 내용이 골자가 될 전망입니다. 그리고 상장폐지 절차 개선 여부도 담길지 주목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