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픈AI의 대항마’로 알려진 앤스로픽(Anthropic)에 대해 알아 보려 합니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창립 멤버였던 다리오 아모데이, 다니엘라 아모데이 남매와 이들의 친구 캐플런이 윤리성을 우선 순위에 두는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만든 회사라 보시면 되는데요. 2021년에 설립된 앤스로픽은 알파벳과 아마존의 투자를 받아 성장하고, 지난해에는 엔비디아, LG테크놀로지, SK텔레콤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약 9조 5천 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그럼 가장 최근에 출시된 앤스로픽의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3’부터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클로드3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에 출시됐습니다. 앤스로픽은 클로드3를 출시하며 오픈AI의 GPT4와 구글의 제미나이 울트라를 능가하는 ‘현존 최강’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는데요. 작동 방식은 우리에게 친숙한 챗지피티와 비슷합니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에, 채팅 형식으로 사용자가 궁금해 하는 답과 결과물을 제공하는데요.
하지만 인터넷에 나와 있는 데이터를 찾아 답하는 형식이 아니라, 클로드3가 직접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도출해냅니다. 단계별로는 가장 경량화된 모델인 ‘하이쿠’, 중간급인 ‘소네트’, 그리고 가장 뛰어난 ‘오퍼스’가 있습니다. 하이쿠가 가장 최근에 나온 모델인데요. 다른 모델보다 성능은 다소 부족할 수 있어도, 3배 빠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법률 서류나 계약서 등 분량이 긴 문서를 신속히 처리하는 데 뛰어납니다. 앤스로픽에서는 하이쿠를 이용하면 1달러에 400건의 대법원 판례와 2천 500개의 이미지를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럼 이어서 클로드3 중 가장 성능이 우수한 ‘오퍼스’와 GPT4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먼저 CNBC에 따르면, 클로드3의 IQ는 인간의 평균치인 100을 넘었습니다. 반면에 GPT4는 85를 기록해, 지능 면에서는 클로드가 조금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또 클로드3는 최대 15만 개 단어의 글을 요약할 수 있는데, 앤스로픽에서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의 길’ 책까지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고요.
GPT-4의 경우 최대 2만 5천 단어까지 요약이 가능합니다. 또 ‘대학 학부 수준의 지식’, ‘대학원 수준의 추론’, ‘기본 수학’ 등 벤치마크 테스트 전 분야에서 GPT-4를 능가하고요. 사진이나 차트, 그래프 등을 분석하는 능력도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클로드 3는 앞서 전해드린 대로,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게 아닌, 인공지능이 직접 학습한 데이터로 답을 제공하기 때문에, 작년 8월까지 업데이트 된 정보로 답변하고요. 다국어를 구사할 수는 있지만, 아직 챗GPT처럼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에 유창하지 않는 것이 한계입니다.
하지만 앤스로픽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바로 윤리성을 띈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점입니다. 앤스로픽은 챗GPT와의 차이점에 대해 클로드3는 ‘헌법적 AI’라고 강조하는데요. 이를 준수하기 위해 인터넷에 있는 가짜뉴스를 배제하고자, 최신 정보가 아닌 인공지능이 직접 습득한 정보를 제공해 유해한 결과물을 생산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하고 있고요. 보다 정확한 답을 내놓는 다는 점을 자사의 큰 장점이라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클로드3는 이미지 생성 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앤스로픽에서는 이미지 생성 수요가 크지 않아 이 기능을 넣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지는 이미지 편향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캐플런 앤스로픽 공동 창업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기업에서는 개인 정보, 데이터, 저작권 등이 유출될 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깨끗한 AI 플랫폼을 원한다”며, “앤스로픽은 설립 초기부터 이를 신경 쓰면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고요. “검증과 테스트가 확실하게 이뤄져 인류에 도움이 되는 AI 에이전트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얼마전, 앤스로픽 경영진이 새로운 투자자를 모색하고 있는데, 사우디 국부 펀드가 투자자로 들어오는 것에 반대했다고 CNBC가 보도했습니다. 사우디가 앤스로픽 기술을 민간이 아닌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또 최근 사우디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서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금융계와 의료계 그리고 교육계에서 앤스로픽을 다른 AI 모델보다 주목하고 있는 중입니다.
업계에서도 앤스로픽에 대한 관심은 뜨겁습니다. 앤스로픽은 지난해 자사에 40억 달러를 투자한 아마존, 그리고 액센츄어와 손 잡고 신뢰성을 강조하는 분야의 사업 확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기업들은 아마존의 베드록을 통해 앤스로픽의 AI 모델을 사용하고, 액센츄어는 이를 컨설팅해주는 개념의 협업인데요. 이미 워싱턴 DC의 컬럼비아 특별구 보건부에서 이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맞춤형 챗봇이 주민들에게 의료 혜택과 건강 프로그램 및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클로드3 하이쿠와 소네트는 구글 버텍스 AI 플랫폼에서 지난 20일부터 실행 가능하고요.
더 버지에서는 애플이 아이폰의 생성형 AI 기능 강화를 위해 구글과 바이두에 이어 앤스로픽과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빠르면 아이폰 iOS 18 버전에 클로드3를 적용시킬 예정인데요.
이렇게 앤스로픽이 기업들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사람들이 우려했던 AI의 윤리의식에 대해서도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자, 경쟁사인 오픈AI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레딧에 오픈 AI의 새 모델인 GPT4.5 터보에 대한 정보가 노출됐다가 삭제된 적이 있는데, 이를 두고 일부러 유출한 것이냐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의 올해 예상 매출은 8억 5천만 달러, 내년 매출은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담지는 못하더라도, 보다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AI 챗봇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오픈AI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윤리 의식에 초점을 두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김예림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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