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위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가동률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생산량 조절에 나선 건데, 이 상태라면 1분기 영업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입니다.
강미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평균 가동률은 69.3%.
가동률이 60%대로 내려앉은 건 4년 만입니다.
지난해 1분기 77%를 비롯해 3분기까지 70% 중반을 유지한 것을 감안하면 4분기 가동률은 60%대도 위태롭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전기차 수요 감소로 국내 공장은 물론 미국과 유럽 공장도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는 삼성SDI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글로벌 IT(전자기기) 제품 수요 감소까지 더해져 원통형과 파우치형 배터리인 소형전지 가동률은 지난해 76%로 1년 전 84%에 비해 뚝 떨어졌습니다.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용 중대형전지인 각형 배터리 가동률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까지 90%대 가동률을 보였지만, 4분기 가동률이 급격히 낮아져 지난해 평균 가동률은 87.7%로 집계됐습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가동률 급락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공장 가동률은 약 3~4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선우준/전 삼성SDI 자동차용 전지개발 상무(2차전지의 모든 것 저자): 작년 4분기도 (보조금 빼면) 영업이익률 1%입니다. 1분기 적자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LG는 (가동률이 최소) 70%대가 나와야 합니다. 60%가 나오면 적자입니다. 삼성은 80%대가 나와야해요. 70%대 나오면 적자입니다. 규모가 달라서입니다.]
지난해 4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3,382억원, 미국 IRA 보조금을 빼면 영업이익은 881억원에 불과합니다.
시장에선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진 1분기엔 보조금을 빼면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원석/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도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재고도 많이 쌓여 있는 상황이라 배터리 주문량은 좋지 않습니다.]
다만 자동차사들은 배터리사와 계약 당시 1년 치 '최소 보증 물량'을 정하는데, 다 소화를 못 한 경우 이듬해 1분기 반영해 주는 것이 관행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최소 물량을 사줄 경우 영업적자를 피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재고가 쌓인 자동차 회사들이 더 사줄지는 미지수입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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