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두고 한미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한미약품그룹 모녀 편에 서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6일 제5차 위원회를 열고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이날 국민연금은 한미그룹의 모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그룹 사장 측 추천 이사 6명 선임을 모두 찬성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은 지난 1월 각사 현물 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OCI그룹의 지주회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 원에 취득하고,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미약품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그룹 간 통합을 반대하며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이날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의 경영권 또는 지배권 강화 목적이 의심되기는 하나, 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투자 회사 물색 등 장기간에 걸쳐 검토한 바 있고, 이 과정을 볼 때 이사회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그룹은 지난 25일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을 해임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해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종훈 형제 편에 서면서 이들의 우호 지분율은 총 40.57%가 됐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지분은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 지분을 포함해 35%다.
국민연금이 모녀의 손을 들어주면서 양측 지분율 격차가 약 2%에 불과한 만큼 소액주주 등 기타주주(지분율 16.44%)의 표심이 표 대결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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