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공사가 중단됐던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이 공사 재개 수순을 밟아나가는 가운데, 조합 내에서 또 다른 이견이 발생해 이 같은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강북 재개발사업의 최대어로 꼽히는 은평구 대조1구역(힐스테이트 메디알리)에서는 그간 조합 내분으로 소송전이 벌어지며 집행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에 공사비 약 1,800억원을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지급하지 못해 결국 공사가 중단됐다.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은 조속한 공사 재개를 위해 지난달 15일 임시 총회를 열어 조합장, 감사, 상근이사, 이사 등 집행부 전원을 해임했다. 이후 오는 4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5월말 총회를 열고 새 집행부를 선출할 계획이었다.
현대건설도 '조합 집행부가 선출되는 직후 즉각 공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공언하며 이르면 5월 내 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지난달 집행부의 해임을 결의한 총회와 관련해 일부 조합원이 '해임 무효 가처분 신청'을 새롭게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순탄하게 흘러가던 공사 재개 수순이 발목을 잡힌 것이다.
이에 현재 조합 내 집행부 후보자 등록 등의 과정들은 '올 스톱'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해당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된다면 공사 재개 시점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임 무효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 기일은 오는 4월 2일로 예정돼 있다.
다만, 조합 측은 해당 총회와 집행부의 해임 과정이 절차 상 적법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합원 1,471명 중 1천명 이상이 찬성해 기존 집행부의 해임을 결의했다는 점도 공사 재개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합 관계자는 "법에 어긋날 정도로 치명적인 하자가 없는 한 인용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사업이 위험한 상황인 만큼 재판부도 그 부분을 고려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시일이 더 밀리더라도 집행부가 정상적으로만 구성되면 언제든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놓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 일대 11만2천㎡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5층, 28개동 2,451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지난 2022년 10월 착공했으나 조합 집행부 공백, 미수공사비 1,800억원 부담 문제 등으로 올해들어 공사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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