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더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에 수백 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미국의 삼성전자 보조금 발표가 생각 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이달 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즈음에 나올 것이라는 보조금 발표가 아직 나오진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 인텔 보조금이 발표되면서 삼성전자가 짓고 있는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보조금 규모도 조만간 공개될 거라는 예상인데요.
계속된 추가 협상으로 발표가 지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어제 열린 FTA 발효 20주년 행사 뒤 저희 취재진과 만나 "기업과 정부간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보조금 발표 시기는) 개별 기업과 미국 정부간 일이어서 예측하기 좀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되면 여러 제약 조건이 생기잖아요. 이같은 독소조항과 함께 미국 내 추가투자도 논의되는 걸로 보입니까.
<기자> 미국 보조금 지급 요건에는 '독소조항'이라고 표현할 만큼 큰 제약들이 있습니다.
예상 보다 초과 이익이 발생하면 미 정부와 공유해야 하고, 반도체 수율 같은 영업기밀 내용도 제공해야 합니다.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가 제한되는 것도 포함입니다.
단, 미국 정부가 협상 가능성은 열어 놓아서 삼성전자가 협상을 통해 해당 조건들은 다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요한 건 투자 규모입니다.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장에 투자하는 돈이 173억 달러인데, 알려진 보조금 지급 규모가 60억 달러입니다. 보조금 액수가 맞다면 총 투자금액의 30% 이상을 지원하는 건데요.
업계에서는 테일러 공장 외에 추가 투자안이 담겼을 것으로 관측합니다.
<앵커> 인텔도 보조금 발표가 나오면서 총 1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새롭게 공개했잖아요. 삼성전자도 투자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인텔이 직접보조금 85억 달러와 110억 달러의 대출지원을 받으면서 앞으로 5년 동안 총 1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텔은 앞서 밝힌 애리조나와 오하이오 공장 외에 뉴멕시코와 오리건 등에도 투자를 집행합니다.
지난 2022년 삼성전자는 향후 20년간 총 1,921억 달러, 우리돈 약 260조 원을 미국에 투자해 반도체 공장 11곳을 세우는 장기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단기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추가 투자방안이 이번 보조금 발표와 함께 공개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 보조금 예상 액수 60억 달러는 TSMC 50억 달러 보다는 큰 수준인데, 더 좋은 대우에는 더 큰 비용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더 많은 공장을 짓고 더 많은 미국인을 채용하는 기업, 즉 미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주겠다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 정부도 대만 TSMC의 구마모토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 가량을 지원해줬잖아요.
각국이 자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위해 보조금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가만히 있어도 될까요?
<기자> 일례를 들어보면요. 올초 우리 정부가 경기 남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발표했잖아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622조 원을 20여년간 투자하는 건데, 삼성전자의 투자금액이 500조 원입니다.
여기서 정부의 보조금 형태 직접지원금은 0원입니다.
물론 공장 건설에 필요한 인프라 지원과 R&D, 시설투자에 세액공제 등은 있습니다. 그럼에도 각국 정부의 천문학적 보조금과 비교했을 때 미흡한 지원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도 뒤늦게 직접지원금을 포함한 재정 투입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인데요. 삼성, SK에 대한 지원이기 때문에 대기업 특혜라는 비판을 이겨내야 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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