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가자지구 북부 일부 지역이 이미 기근 상태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가자지구) 남부와 중부는 기근이 닥칠 심각한 위험성이 있지만 (아직) 그 상태는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북부의 경우 그럴 위험성과 함께 일부 지역에는 이미 (기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 산하기구 등과 협력해 세계 식량 위기를 파악하는 국제기구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의 최신 보고서에서도 가자지구 전역의 식량난이 심각한 가운데 북부의 사정은 더 어렵다며 이 지역은 현재부터 5월 사이에 언제든 기근 단계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언급됐다.
이 당국자는 지난주 가자지구로 들어간 구호 트럭은 하루 평균 250대라며 이보다 많은 트럭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가자지구 북부 진입을 위해 새로 확보한 통로인 '96번 게이트'로 더 많은 구호품이 들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지난 27일 구호품 조달에 엄청난 어려움이 있다며 치안 부재 등 문제와 함께 트럭 부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자국이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반입을 늘려왔으며 자신들에게는 구호품 조달 지연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구호품 조달에 대한 책임은 유엔과 구호단체에 있다며 민간인들을 위한 구호품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훔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이 국무부 당국자는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전 계획과 관련해 미국이 이스라엘의 '인도주의적 계획'의 일부 측면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지만 아직 포괄적인 내용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전에 반대하지만 이스라엘은 지상전 강행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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