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 2.7만원 파격 인상…"가족부양 고려"

입력 2024-03-31 17:54   수정 2024-03-31 18:26



캘리포니아주는 4월 1일부터 패스트푸드 업계 피고용자들의 최저시급을 20달러(약 2만7천원)로 인상한다고 31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최저시급 15.50달러에서 30% 상승한 금액이다. 이는 미국 전역에 사업장을 최소 60곳 보유한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에 적용된다.

당국은 패스트푸드점 노동자 대다수가 용돈을 버는 청소년이 아니라 가족 부양을 하는 성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패스트푸드 업계 감독에 따른 조치로, 패스트푸드 업계를 감독할 권한을 2022년 부여받은 위원회는 최저임금을 22달러까지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주들은 격렬하게 반발했지만 노동계, 경영계, 정부의 합의가 이뤄졌다. 노사정은 2024년 4월 이후 최저시급을 20달러로 정하고 2025년부터 최저임금 연간 인상 폭을 제한하기로 했다.

노동자들은 물가가 높은 캘리포니아에서 생활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겼다. 미국에 2019년에 온 이민자 잉그리드 빌로리오는 "좀 더 일찍 인상됐다면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그렇게 많이 찾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들은 인건비 급등 때문에 업체가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 임금 인상이 고용 감축이나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부담이 노동자,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도 한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패스트푸드점 매장 10개를 운영하는 알렉스 존슨은 최저시급 인상으로 매년 47만 달러(약 6억3천만 원)를 지출해야 한다며 제품 가격을 5∼15%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에게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는 매장 운영에 큰 타격을 준다"며 "사업을 매각하고 심지어 폐업도 고려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최저시급 인상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마이클 라이히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노동경제학 교수는 "고용감축 효과가 거의 없다는 데 놀랐다"며 "효과가 있다면 고용에 긍정적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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