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위험을 최대 6배 증가시키는 유전자 변이 2개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성인 비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존 페리 교수팀은 5일 과학저널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에서 영국 바이오의학 데이터베이스인 영국바이오뱅크(UK Biobank) 등록자 50여만 명의 체질량지수(BMI) 관련 유전자를 분석, 2개의 희귀 변이 유전자(BSN·APBA1)가 성인 비만 위험을 최대 6배까지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 등의 중요 위험인자지만 어떤 유전적 요인이 사람들을 체중 증가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지는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전 연구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식욕을 조절하는 뇌의 렙틴-멜라노코르틴 경로에 작용, 포만감 신호 유전자인 'MC4R' 등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가 여러 개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BSN과 APBA1은 뇌에 있는 단백질 정보를 담고 있지만 렙틴-멜라노코르틴 경로에는 관여하지 않고 아동 비만과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영국 바이오뱅크 등록자 58만여 명의 BMI 관련 유전자에 대한 '전장엑솜분석'(Whole-exome sequencing)을 실시했다. 전장엑솜분석은 게놈에서 단백질 정보가 담긴 엑손(Exon) 부분만 선별해 염기서열을 분석, 질병 등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탐색하는 방법이다.
그 결과 성인 6천500명 중 1명이 가지고 있는 BSN 유전자 변이가 비만 위험을 6배까지 높일 수 있고,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및 제2형 당뇨병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 실험 결과 BSN과 APBA1이 뇌세포 간 신호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노화와 관련된 신경 퇴행이 식욕 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페리 교수는 "BSN 변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유전적 변이 중 비만, 제2형 당뇨병 및 지방간 질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 경로가 식욕 조절에 관여해 성인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생물학적 메커니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들 유전자 변이는 파키스탄과 멕시코 주민 유전자 데이터에서도 확인됐다며 비만을 신경생물학적으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향후 비만 치료를 위한 더 많은 약물 표적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 저자인 자일스 여 교수는 "이 발견이 중요한 것은 이들 변이가 아동 비만이 아닌 성인 비만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 결과는 유전학과 신경 발달, 비만 간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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