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에서 눈에 멍이 든 8세 남아가 숨진 채 발견돼 부검을 진행했지만 '사망 원인과 멍 자국은 큰 연관성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
5일 오전 A(8)군의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눈 부위 피하 출혈은 확인되나 사망에 이를 정도의 외상은 아니다'라는 소견을 경찰에 전했다. 또 '그 외 사망에 이를 만한 장기 손상도 없다'고 덧붙였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살피기 위해 질병, 약물, 혈중알코올농도, 조직검사 등을 시행할 예정이며 관련 검사는 약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3년 전 신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적은 있었으나 그 이후 지속해서 치료받지는 않았다. 그 외 이렇다 할 질병은 평소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멍 자국과 사망 사이에 인과 관계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경찰은 멍 자국이 학대로 인해 생긴 것인지 살피고 있다.
A군 어머니는 경찰에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다가 동생의 턱부위와 A군 눈 부위가 부딪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군 형제들은 부모의 가까운 지인인 B씨가 집에 있던 책을 치우는 과정에서 A군이 얼결에 책에 맞아 눈에 멍이 생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전날 오전 11시 27분께 강릉시 노암동 한 주택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어머니의 요청에 B씨가 "아이가 자다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군의 왼쪽 눈에 오래된 멍이 들어 있었다.
A군 어머니는 "지난 3일 저녁 아이가 깨어 있다 잠이 든 모습을 목격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숨을 쉬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눈에 멍이 든 채로 등교한 A군을 발견한 교사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그러나 신고 당일 경찰과 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곧장 확인에 나섰는데도 A군은 특별한 진술을 하지 않았다.
경찰과 전담 공무원이 같은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동생과 면담을 진행한 끝에 "삼촌(B씨)이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 같은 달 29일 시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학대 정황을 살피고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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