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은 증권부 신재근 기자와 함께 합니다.
대만 강진 여파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 생산 시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으로 파운드리 공급선 중심축이 이동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옵니다. 오늘도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신 기자, TSMC가 대만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을 대부분 복구했다고 밝혔지만, 완전 복구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요?
<기자>
TSMC는 지난주 금요일 웨이퍼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설비가 대부분 복구됐다고 밝혔는데요.
TSMC는 또 지진 피해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지난 1월에 발표한 연간 실적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외신은 전문가 말을 인용해 "생산을 복원하고, 품질 표준을 유지하기 위한 신중한 조치와 시간이 필요하다"며 완전 복구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일각에선 지진 피해가 예상보다 클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한국 법인 소속 엔지니어들이 복구 지원을 위해 대만에 파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TSMC가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 기업이지 않습니까. 증권 업계는 이번 생산 차질을 계기로 삼성전자 등 우리 반도체 기업이 이 분야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증권 업계는 이번 지진으로 파운드리의 단일 공급망 리스크가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만에 글로벌 파운드리 생산의 69%가 집중된 산업 구조에 경각심을 줄 것이란 분석인데요.
지진 우려에 더해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 등 대만의 지정학적 문제가 부각되며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반도체 위탁생산을 다른 국가에 분산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미국 CNN은 "지진이 발생하기 쉽고 지정학적 긴장이 집중되는 대만에 중요한 반도체 칩 제조 시설을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극명하게 일깨워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공급망 대안으로 한국이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시장은 향후 3년간 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부터 5나노 이하 선단 파운드리 공정의 공급선 다변화가 TSMC 중심에서 삼성 파운드리로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새로 짓는 최첨단 반도체 공장에 약 6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요. 기존 발표 금액(23조 원)보다 두 배 넘게 많습니다.
다만 이번 생산 차질로 TSMC 고객사가 삼성전자로 넘어갈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파운드리 부문 삼성전자와 TSMC 간 수율 격차가 크기 때문인데요. 반도체 업계와 증권 업계에 따르면, TSMC의 파운드리 기술력이 삼성에 1~2년 앞서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이번 지진 한 번으로 당장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들이 TSMC를 떠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생산 차질이 길어진다면 반도체 제조사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면서요?
<기자>
공급 불안 우려가 커진다면 가격 협상에서 제조사가 우위에 설 수 있는 환경이 되는 셈입니다.
메모리의 경우 공급자 우위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글로벌 DRAM 생산의 16%를 차지하는 대만 내 마이크론 D램 생산라인(Taichung Fab)은 강진으로 인해 대량의 웨이퍼 불량이 발생했고, 마이크론은 2분기 고객사들과의 D램 판가 협상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메모리 공급 불안 우려가 커지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좀 더 여유를 갖고 가격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 선행지표인 메모리 고정거래가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가도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증권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3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8달러로 바닥을 찍고 올라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요. 2분기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시장 분석기관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빠르면 올 상반기 5세대 HBM 제품에 대한 품질인증 테스트를 마무리할 계획인데, 엔비디아의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 제기되는 '10만 전자' 행복회로가 작동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겁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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