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도시에서 역대 최악의 홍수가 발생해 주택 1만여 채가 물에 잠기고 6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지난 5일 우랄강의 댐 일부가 무너지며 발생한 홍수로 이날 오전 기준 1만168채 이상의 가옥이 침수되고, 어린이 1천478명을 포함해 6천127명이 대피했다.
이재민 다리아 치타예바 씨는 "5일 저녁 경찰이 확성기로 대피하라고 소리치며 각 집 창문을 두드렸다"며 "날 먼저 대피시키고 이웃을 돕던 아버지는 지하실이 침수되자 마당에 둔 보트를 탔다. 10분 만에 집 안에 물이 가득 찼고, 1층이 모두 잠겼다"고 떠올렸다.
또 다른 주민 세르게이 수하노프 씨는 "택시를 부르고 싶었지만 위험 지역에 오고 싶어 하는 기사는 없었다. 결국 버스를 타고 대피할 수 있었다"며 "길고 긴 우회도로를 달려야 했다. 많은 도로가 막혀 있었고, 버스 기사는 침수된 도로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상황을 계속 확인해야 했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미니버스 운전사 블라디미르 씨는 "정부 요청으로 무료로 사람들의 대피를 돕고 있다. 이 임무가 끝날 때까지 이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터보트를 타고 이재민들에게 식수 등 필요한 물건을 임시 대피소로 가져다주는 자원봉사자, 미처 대피하지 못한 반려동물들을 임시 보호센터로 데려다주는 자원봉사자들도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 텔레그램 뉴스 채널 '오스토로즈노 노보스티' 등 독립 매체들은 이날 오르스크 시청 앞에서 당국의 대처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댐이 홍수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 부끄럽다는 구호를 외치고, 구조 작업도 부실했고 피해보상금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전날 오렌스크주에 연방 비상사태가 선포된 데 이어 이날은 카자흐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쿠르간주에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바딤 슘코프 쿠르간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오늘 밤 홍수가 예상된다"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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