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참패하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중요 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인데, 증권사들은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동하 기자입니다.
<기자>
올초 국내 증시를 이끈 밸류업 호재. 하지만 선거를 전후로 밸류업 대장주들의 주가는 고점 대비 10%에서 많게는 20% 이상 하락했습니다.
반도체와 IT하드웨어 등이 크게 강세를 보인 반면, 은행과 보험, 자동차 등의 밸류업 수혜 종목들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최근의 주가수익률을 PER(주가수익비율)과 EPS(주당순이익)로 분해해서 보면, 밸류업 업종의 주가 하락은 대부분 실적 전망 하향이 아닌 밸류에이션 조정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업의 이익을 나타내는 EPS는 줄지 않거나 오히려 소폭 늘어난 반면, 순이익 대비 주식의 가치를 나타내는 PER은 크게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테마의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총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낙폭 과대 측면에서 밸류업 종목을 다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을 내놓습니다.
다만, 앞으로 종목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등 가능성이 높은 밸류업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먼저, 자동차 종목에 대해서는 증권가 대부분의 전망이 일치했습니다. 실적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고 우호적인 환율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융업종과 지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키움증권 측은 KB금융과 삼성화재, LG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 그간 기관의 매도세가 강했던 만큼 순환매를 통한 기관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NH투자증권 측도 여야 모두가 공약해 둔 ISA 세제 혜택 강화가 향후 새 국회에서 통과 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대표 고배당주인 금융주의 새로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야당의 주도로 횡재세가 도입되거나 부동산 PF 부실 우려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금융 종목의 반등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또 밸류업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금융과 지주 종목을 매수할 타이밍은 지났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노근창 /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여당이 만약 됐으면, 부동산 PF 관련한 부실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금융 업종에 부담을 안 주는 쪽으로 해결을 시도했을 텐데… 이 부분은 (금융 업종에) 불확실성이 있으니까요.]
한편 일각에서는 오늘(12일) 외국인과 기관 모두 업종별 차등없이 저PBR 종목 위주의 매도세가 발생해, 밸류업 모멘텀이 전체적으로 약화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됩니다.
한국경제TV 김동하입니다.
영상편집: 김나래, CG: 신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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