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을 하며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을 빼돌린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39)가 미국 법원에 출두했다가 보석이 허용돼 풀려났다.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 판사는 미즈하라의 보석을 허용하면서 미즈하라가 어떤 형태로든 이 사건의 피해자(오타니)나 증인과 접촉하지 말 것과 도박 중독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고 12일(현지시간) AP와 AFP 통신이 보도했다.
미즈하라의 보석에는 2만5천달러(약 3천500만원)의 보증금이 걸렸는데, 돈을 내지 않고 당사자가 서명하기만 하면 보석이 허용된다. 만약 미즈하라가 보석 조건을 위반하면 이 금액을 내야 한다.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판사가 내린 보석 조건에 대해 "(의뢰인이) 전적으로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날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된 미즈하라는 이날 법원에 자진 출두했다. 그는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 차림이었다. 기소된 사건 내용과 보석 조건을 이해했는지에 묻는 판사의 말에 미즈하라는 "네"(yes)라고만 답했다.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은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천600만달러(이날 환율 기준 약 221억6천만원) 이상을 빼돌리고 오타니의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한 혐의로 미즈하라를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천600만달러 이상을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 그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연결된 연락처 정보를 바꿔 2년여간 범행이 발각되지 않았다. 또 은행에 전화해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이는 식으로 은행 측이 거액의 송금을 승인하게 했다.
검찰은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 오타니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AP는 전날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 따르면 그의 베팅 순손실액이 약 4천100만달러(약 568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미즈하라가 도박에서 1억4천200만달러(약 1천967억원)를 따고 1억8천300만달러(약 2천535억원)를 잃었지만, 돈을 땄을 때는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이 사건이 알려지자 미즈하라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서울 시리즈 기간 중에 해고당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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