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밝혔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수장을 만났을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자포리자 원전을 재가동할 것인지 질문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확실히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다만 자포리자 원전의 구체적 가동 일자 등은 전해지지 않았다.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022년 3월부터 러시아군 통제를 받고 있다.
개전 이전까지 우크라이나 전력의 약 5분의 1을 생산하던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6기 중 5곳은 현재 '냉온 정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원자로 안의 온도가 100도 아래로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자포리자 원전이 재가동되면 주변 군사 활동으로 인한 안전 우려가 고조될 전망이다.
최근에도 자포리자 원전은 사흘 연속 드론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 소행이라며 '핵 테러'를 언급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이 가동될 경우 이미 심각한 안전 위기에 새로운 위험이 초래되는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다만 러시아가 원전을 재가동할 기술력을 갖췄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냉온 정지 사태의 원자로를 다시 가동하려면 노심 온도를 화씨 수백 도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데다 복잡한 구조의 파이프, 펌프, 밸브 등 곳곳에서 누출이 벌어지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백업 발전기용 디젤, 펌프 및 터빈용 예비 부품 등 장비도 필요한데 전시 러시아가 이를 자포리자 원전에 들여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서구식 원전 시스템과 미국 핵연료 등 지식에 능통한 기술자 여러 명이 필요하다고 WSJ은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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