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2배 늘려 고객사 공략 나서
1분기 실적 호조에 10만전자 '기대'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오늘(16일)은 증권부 김대연 기자 나왔습니다.
어제 오후 6시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죠.
오늘 삼성전자는 장 초반 1%대 하락하고 있는데요.
김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받는 보조금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라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에 64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조 9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이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85억 달러)과 대만 기업인 TSMC(66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금액입니다.
하지만 투자액 대비 보조금 비율로만 보면 셋 중에 삼성전자가 1등인데요. 인텔이 8.5%, TSMC가 10.2%인 데 비해, 삼성전자는 14.2%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통 큰 지원을 결정했는데요.
실제로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이른바 칩스법에 따라 첨단 반도체에 배정한 보조금 280억 달러 중 77%에 달하는 금액(215억 달러)을 세 업체에 지급했죠.
미국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앵커>
삼성전자도 미국 투자에 탄력이 붙겠네요.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으로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기자>
우선 삼성전자는 미국 투자 규모를 170억 달러에서 450억 달러로 2배 이상 늘렸습니다. 우리 돈으로 62조 원이 넘는데요. 미국 정부의 통 큰 베팅에 화답한 겁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22년부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3조 5천억 원)를 들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데요.
추가로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한 곳 더 건설하고, 연구개발(R&D) 전용 팹(생산 공장)과 패키징(후공정) 시설 등도 세울 예정입니다.
그중 첫 번째 공장에선 내후년부터 4나노미터(1㎚=10억분의 1m)와 2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고요. 두 번째 공장에서는 오는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을 확장해 미국 국방·안보 부처를 위한 맞춤 주문형 반도체를 제조해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사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일괄 수행할 수 있는 '턴키' 업체죠.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턴키 전략은 삼성전자의 강력한 무기죠. 원스톱 서비스가 현지 고객사를 공략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앞으로 인텔과 TSMC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도체 불량품이 적어야겠죠.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TSMC와의 수율(합격품 비율) 격차를 줄이는 게 핵심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하면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속속 10만 원대로 올리고 있는데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발표한 이후엔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1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번 투자도 삼성전자가 '10만전자'로 나아가는 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인데요. 다만, 어제와 오늘 중동 정세의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외국인도 19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했죠. 현재 주가도 8만 원 선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SK증권은 "삼성전자 미국 공장 보조금이 확보되면, 상향된 투자 금액과 함께 투자 재개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멈췄던 국내 D램 신규 투자도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고려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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