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초등학교가 저녁 9시반 이후에는 숙제를 금지하고 숙제를 다 해 오지 못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광시(廣西) 장족자치구 난닝(南寧)의 한 공립 초등학교는 지난달 말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학생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학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9시반까지만 숙제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공지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2021년 7월 가정 경제 부담을 줄이고 자본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겠다며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학생들의 숙제와 과외 부담을 덜어주는 '솽젠'(雙減) 정책을 시행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
그럼에도 학교 차원에서 이른바 '숙제 마감시간'을 정해 준 것을 두고 이 학교 학부모는 물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숙제가 보통 해당 시간 이전에 끝나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아이들이 이 결정을 핑계로 9시반까지 숙제를 미루다가 결국 안 해가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8세 아들을 둔 한 어머니는 "중학교 입학 때 발생하는 치열한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계획을 실행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동부 저장성 닝보시가 초등학생의 저녁 9시 이후 숙제를 금지하는 조처를 했을 때도 학부모들의 뜨거운 논쟁이 빚어진 바 있다.
이같은 조치에 학부모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경쟁이 치열한 중국 교육 시스템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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