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기술기업인 메타 플랫폼(이하 메타)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고도 인공지능에 대한 대규모 지출로 인한 실적 둔화 우려에 시간외에서 급락했다. 현지시간 24일 뉴욕증권거래소 정규 시간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한 메타는 오후 5시 50분 현재 시간외 거래에서 전날 보다 16.15% 내린 413.97달러를 기록 중이다.
메타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364억 5,5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7% 늘고, 일회성 비용을 뺀 조정 주당순이익은 4.71달러로 114% 증가했다. 이는 월가 매출 컨센서스 361억 달러는 물론 순익 전망 4.32달러를 넘어선 기록이다.
일일 활성이용자수도 32억 4천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 늘고,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강화로 타격을 입었던 광고 노출도 20% 늘어나는 등 사업 전반의 지표 개선도 이어졌다.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해 "효율성의 해" 선포 이후 비용 절감과 광고 효과 등에 대한 기대로 1년간 주식시장에서 137% 올랐던 메타이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Llama3 등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을 통한 AI 수익화에 대한 우려를 넘지 못했다.
메타는 2분기 매출 전망치에서 365억~390억 달러, 중간값 377억 5천만 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382억 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인공지능, 서버, 데이터센터 구축에 300억~370억 달러를 들이는 등 자본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잔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야심찬 AI 연구와 제품 개발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함에 따라 내년에도 자본 지출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에 대한 설비 투자와 에너지 비용을 확대하는 한편, 회사의 나머지 부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이어 "현실적으로 기존 자원의 많은 부분을 AI에 집중하기 위해 전환하더라도 일부 신제품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전까지는 투자 범위를 의미 있게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선도적인 AI 구축”으로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몇 년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발표는 지난해 4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시장 기대를 넘어선 뒤 사상 첫 분기 배당금과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해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에버코어ISI는 메타의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려면 명확한 '비트 앤 레이즈(Beat & Raise : 깜짝 실적과 가이던스 상향을 의미)'가 필요했을 텐데, 실현되지 않았다"면서 "2분기 전망대로라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메타의 리얼리티랩스는 이번 분기에도 38억 5천만 달러 손실을 지속했다. 지난해 대거 구조조정으로 인해 3월말 기준 직원 수는 6만 9,329명으로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이날 메타와 IBM 등이 실적 발표 직후 급격한 하락을 보이면서 미 주식 선물 시장도 약세로 돌아섰다. 이튿날인 25일 미국의 1분기 GDP,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등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날 장 마감 이후에는 시가총액 1위 마이크로소프트와 인공지능 상용화로 진통을 겪어온 알파벳이 장 마감 이후 동시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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