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패트릭 오코너 박사와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소 한나 노히넥 교수팀은 27~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전염병 학회(ESCMID) 세계총회에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32만1천582건의 홍역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17만1천153건)보다 88% 증가한 수치다.
연구팀은 올해도 이달 초까지 9만4천481건이 보고됐다면서 보고 지연 등으로 인해 실제 발생은 훨씬 많을 것이라며 올해 발생 건수도 최소 지난해 수준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발생 사례 중 4만2천767건(45%)이 WHO 유럽 지역에서 발생했고 예멘, 아제르바이잔, 키르기스스탄은 세계에서 홍역 발병률이 가장 높다며 이 같은 대규모 발병과 지속적인 전염은 홍역 퇴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걱정했다.
전 세계 홍역 발생은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수년간 빠르게 증가하다가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으로 급감했으나 다시 증가했다.
2017년 18만15건이 발생한 홍역은 2018년 27만6천157건, 2019년 54만1천401건으로 증가했다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9만3천840건, 2021년 5만9천619건으로 줄었으나 다시 급증하고 있다.
노히넥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사회 봉쇄 등으로 사람 간 접촉이 제한돼 홍역 등 모든 공기 중 바이러스 전파가 감소했지만 예방접종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전 세계 지역에서 홍역 발생이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홍역 발생은 저소득 및 중하위 소득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 국가가 세계 홍역 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80%에서 2022년에는 94%로 증가한 반면 고소득 국가의 발생 비율은 5%에서 1%로 감소했다.
오코너 박사는 2000년부터 2022년까지 홍역 백신 접종으로 전 세계에서 약 5천700만명의 사망을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접종률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지역별 접종률 차이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역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지역과 국가별 백신 접종률 격차는 발병의 잠재적 위험이 된다"며 "모든 지역과 국가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되 균일하고 공평하게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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