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부작' 작가 폴 오스터, 77세로 별세

입력 2024-05-01 16:54  



'달의 궁전', '뉴욕 3부작'을 쓴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폴 오스터가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7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는 이날 저녁 폐암 합병증으로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폴 오스터는 1947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빵 굽는 타자기'. '폐허의 도시', '달의 궁전' 등 소설은 물론 시, 에세이, 번역, 평론, 시나리오 등 분야에서 활약했으며 생전 34권을 펴낸 다작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실험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작품 구성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베스트셀러로 올랐다. 또한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로 깊은 인상을 남겨 '문학계 스타'로 군림했다.

영국의 문학 평론지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는 그를 "미국에서 가장 뛰어나게 독창적인 작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폴 오스터는 컬럼비아대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고 1982년 발표한 회고록 '고독의 발명'으로 처음 명성을 얻었다. 1985∼1986년에 걸쳐 낸 소설 '뉴욕 3부작'이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올라섰다.

'뉴욕 3부작'은 '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있는 방' 등 중편 소설 3편으로 이뤄졌으며 뉴욕을 배경으로 오스터의 독창적 문체를 펼쳐낸 초기 대표작이다.

이중 첫 작품 '유리의 도시'는 무려 17개 출판사에서 거절 당한 끝에 1985년 캘리포니아의 작은 출판사를 통해 출간됐다.

'뉴욕 3부작'의 성공으로 오스터는 뉴욕을 상징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으며, 과거 빈민가였던 뉴욕 브루클린이 예술가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오스터는 1980년대부터 브루클린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1990년대 수많은 젊은 소설가와 예술가들이 브루클린에 자리를 잡도록 영감을 줬다.

미국의 작가이자 시인인 메간 오로크는 NYT에 "폴 오스터는 브루클린에 유명한 작가가 거의 살지 않던 1980∼90년대부터 그곳을 상징하는 '바로 그 소설가'였다"며 "주변 모든 친구 부모님의 책장에는 그의 책이 있었고, 10대 시절 나와 내 친구들은 그의 책을 열성적으로 읽었다"고 밝혔다.

오스터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1995년 미국 유명 영화감독 웨인 왕이 연출한 '스모크'의 각본을 썼고, 이후 '블루 인 더 페이스', '다리 위의 룰루',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의 삶' 등 여러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오스터는 지난해까지도 거의 매년 신작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는 주 7일, 하루에 6시간씩 글을 쓰는 성실한 작가로 유명했고 글을 쓸 때 컴퓨터 대신 만년필과 오래된 타자기를 고집했다.

오스터는 1974년 작가 리디아 데이비스와 결혼했다가 이혼했으며, 이후 소설가 시리 허스트베트와 재혼했다. 최근 비극적 사고로 아들과 손녀를 잃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2021년 11월 당시 생후 10개월이던 오스터의 손녀 루비는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다. 약 5개월 뒤 루비의 아버지이자 오스터의 아들인 대니얼도 약물 과다 투입으로 숨졌다. 오스터는 이 일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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