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자체가 압박감"....'밸류업' 재무적 지표에 집중

최민정 기자

입력 2024-05-02 17:33   수정 2024-05-02 17:59

    빼곡하게 작성하는 모범생과 비교…기업에게 압박감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긴호흡으로 추진하겠다"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아직…밸류업 지수는 9월 내
    <앵커>
    정부의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차 밸류업 세미나 현장에 다녀온 증권부 최민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최 기자, 오늘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일단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안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밸류업 프로그램이 장기적인 기업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단기간 성과에 집중하기 보다 오랜 기간 밸류업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상장사들의 밸류업 공시를 이번달 부터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이에 따른 재평가가 시장에서 이뤄질 지 주목됩니다.

    <앵커>
    가이드라인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상장사들은 어떤 내용을 공시하게 되나요?

    <기자>
    먼저 진행한 일본과 달리 한국의 밸류업 가이드라인에는 비재무적인 요소를 담았는데요, '숫자'로만 결과를 보는 일본과 달리 목표이행 여부 등 정성적 내용도 함께 보겠다는 겁니다. 국내 상장사는 산업별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선별해 개별 특성에 맞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기업 가치제고에 중요한 핵심지표들을 선정해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사업부문별 투자, 자사주 소각 및 배당 등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해 연 1회 공시해야 합니다. 이후 기업은 어떠한 노력을 이행했는지와 잘된 점, 보완 필요사항 등을 평가해야 합니다.

    특히 상장사가 우려했던 불공정 공시에 대해서는 면책규정 등이 마련돼 있어 기업 부담을 덜려고 노력했다는 답변을 전했는데요. 목표나 계획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정정공시를 통해 수정·보완할 수 있습니다.

    <앵커>
    기업의 전체적인 현황진단과 미래 목표,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까지 종합적으로 공시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많은 양의 정보를 파악해야 해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가 밸류업 공시를 볼 때 어느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봐야될까요?

    <기자>
    크게 현황진단, 계획수립, 이행평가 이렇게 세 부분을 주목하면 됩니다.

    먼저 현황진단은 기업의 현재 재무지표, 또 비주매적인 요소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상장사의 PBR, ROE 등을 업종별로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가 밸류업 공시 시작과 함께 열릴 예정입니다.
    주목할 또 하나는 비재무지표입니다. 지배구조 관련해 일반주주 권익 제고, 이사회 책임성 등이 담길 텐데요. 특히, 모회사의 가치 하락을 유발하는 '쪼개기 상장' 경우에도 모회사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계획을 설명해야 합니다. 또 지배주주 등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가 있는 경우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사실 관계를 넣어야 하고요.

    그리고 앞으로 상장사들이 내놓을 목표를 보면 일본처럼 PBR 1.0배, ROE 8% 등 기준선은 없습니다만, 3~5년내 최소·최저 ROE, PBR 목표치를 구간으로 제시하라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주환원책도 함께 제시하고, 첫 발표 이후에는 이행평가를 통해 기업이 목표 달성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기업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시총이 작은 상장사의 기업 부담이 크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특히 인력이 적고, 현금자산이 많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자율적'임에도 참여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특히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유인책이 없다"며 "대형사의 경우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시를 다 이행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곳은 2-3줄 정도에서 공시를 끝낼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비교되기 보다 아예 가이드라인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나을 것 같기도 하다"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를 다르게 해석해보면 다른 기업과 비교 당하는 것 자체가 기업에게 압박감으로 작용한다는 말로도 풀이됩니다.

    <앵커>
    사실 밸류업이 성공을 하기 위해선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가 관건일텐데요. 구체적인 일정 언급은 없었나요?

    <기자>
    정부는 세제 지원에 대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사실상 인센티브의 향방은 22대 국회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법인세 세액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해당 내용은 오는 7월 세법 개정안에 담길 예정이지만, 세제지원이 법 개정을 전제로 하는 만큼 여소야대 국회 내에서 여야 간 합의가 수월하게 이뤄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까지 나온 인센티브 내용으로는 지정 감사 면제 심사 시 가점 부여, 불성실공시 관련 거래소 조치 유예,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등이 나왔는데 참여로 유인시키기엔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2차 세미나 역시 기업의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이 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밸류업 일정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정부는 밸류업 우수 기업에게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밸류업 지수는 수익성, 자본효율성, 주주환원 성과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구성하고, 추가로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 밸류업 표창' 기업 등도 편입을 우대할 계획으로 오는 9월까지 지수 개발을 끝낼 계획입니다. 이후 연계 ETF를 상장하겠단 방침입니다. 이 외 거래소는 6월부터 지역별 상장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밸류업 인센티브에 대해서 최민정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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