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금융시장에선 물가가 여전히 들썩이는 상황에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파월 의장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기준금리 변동이 (금리)인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 "금리 인상 문제를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리려면 (현재의) 높아진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지 못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파월의 발언에 대해 금리를 내리기엔 경제가 너무 뜨겁고 물가 상승률을 목표(2%)로 되돌리는 임무가 끝나지 않았음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지 않고 정체된 모습을 보이자 경제 지표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경제 연구 책임자 닐 두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궁극적으론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결정하는 것은 물가 지표"라고 말했다.
연준 이사 출신인 윌리엄 잉글리쉬 예일대 경영대학 교수는 "물가 지표가 계속 더 달아오르면 연준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다시 열어야 할 수도 있다"며 "물가안정과 관련해 더는 진전이 없다면 연준이 어느 시점에선 금리 방향을 모른다고 말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5%로, 전달 상승률(3.2%)보다 크게 오른 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4%)도 웃돌았다. 작년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WSJ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를 향해 내려가는 중에 일시적 '잡음'이 있었을 뿐이고 곧 금리인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지만 이번 FOMC 회의에선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연준은 2021년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이라고 여겼다가 후회한 전적이 있다.
물가 상승률이 3%에서 정체되는 것으로 보이면 더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원크는 "파월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해도 일부 관계자들이 긴축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며 "금리 인상 기준점이 인하 기준점보다 높긴 하지만 결국 둘 다 높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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