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상의 과제 '반기업정서 완화'
"반도체 호황 오래가지 않을 것"
"배터리 부진, 캐즘 현상 때문"
"中·日과도 합리적 관계 구축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반도체 경기 회복과 관련해 "작년에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반사적으로도 커지고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라며 "좋아진 현상이 얼마나 가겠느냐, 그리 오래 안 간다는 생각을 한다"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주재하며 "(반도체 경기) 롤러코스터는 앞으로 계속되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CapEx(자본적지출)를 얼마나 더 투자하고 얼마나 더 잘 갈 거냐 하는 건 아직도 업계에 남아 있는 숙제 중에 하나"라고 털어놨다.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좀 더 면밀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지난해 7조7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오랜 인연을 강조하며 "주로 자기네(엔비디아) 제품이 빨리 나오게끔 R&D 서둘러달라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최근 배터리 사업 부진에 대해서는 전기차(EV) 캐즘(Chasm, 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 현상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 회장은 "전체 경제계가 약간 ESG 퇴조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EV 영원히 안 하고 없어질 거냐, 전혀 이렇게 생각지는 않으니까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의 회장 연임을 확정지었다. 앞으로 3년간 더 경제계를 이끌게 된다. 두번째 임기의 중점 사항으로는 '반기업정서 완화'를 꼽았다. "'나도 경제활동을 할 거야, 기업으로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말 신이 나게 열심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방문에 대해서는 "좋다 싫다가 아니라 장사해야되는 입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저 고객이 싫어'를 나타내는 건 장사하는 사람의 기본 입장이라고 생각치 않는다"며 "수출도 해야 되고 경제협력을 많이 해야 되는 나라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중국도 되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가면 갑자기 친중국이 되고 일본 가면 친일본이 되고 이런 게 아니지 않나"라며 "상당한 차가운 이성과 계산으로 합리적인 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지금 상당히 저성장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는데 이제 새로운 모색을 할 필요성이 있지 않냐라는게 기본 생각"이라며 "과거에 해왔던 기조대로 계속해서 가면 이 대한민국 괜찮은 겁니까 이 질문을 전 사회에 물어봐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과학적, 통계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좀 더 포용적이고 합리적인 형태의 법과 규제 형태를 만들어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상의도 소통 플랫폼이나 많은 곳에서 가능한 한 이런 데이터들을 좀 더 많이 뽑고 사람들의 의견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좀 더 한목소리로 모아보는 일들을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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