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했던 투자 중에서도 애플 주식 매입은 최고의 사례로 꼽히지만, 지금은 가장 위험한 투자가 되고 있다고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016년이 되어서야 애플의 주식을 매입했다. 버핏과 그의 단짝 찰리 멍거가 오랫동안 투자를 피해 왔던 종목이라 놀라운 베팅으로 꼽혔다.
몇 년 전 버핏이 다른 회사 경영진에게 애플은 매수할 회사라기보다는 공매도나 할 종목이라고 했다는 말도 있지만, 버핏은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공매도를 권한 적이 결코 없으며, 항상 사람들에게 공매도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라고 설명했다.
버핏은 후배들과 일하며 애플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셔는 2016년 약 10억 달러(1조4천억 원)를 투자해 약 1천만 주를 처음 매입한 뒤 보유 지분을 계속 늘렸다. 2018년 3분기 말까지 버크셔의 애플 지분은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버핏은 애플의 고객 유지율이 약 95%라는 사실에 흥미를 가졌고, 단지 기술이나 전자장치 제조업체라기보다는 엄청난 가격 결정력을 가진 소비재 회사로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애플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지분 5.9%의 가치는 약 1천570억 달러(214조 원)에 달한다. 버크셔는 장부상으로 약 1천200억 달러(163조6천억 원)의 이익을 내고 있는데, 단일 투자자나 회사가 단일 주식으로 벌어들인 액수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지난 연말 기준 버크셔 주식 포트폴리오의 거의 50%를 차지한다. 미국 투자회사 체비엇(Cheviot) 밸류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버크셔는 배당금을 포함해 애플로부터 연간 26% 이상의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S&P 500의 수익률은 12.9% 수준인 것과 비교된다.
그러나 최근 애플 주가가 하락하면서 버핏에게도 주요 리스크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애플은 전체 시장은 물론 기술주 전반이 상승하는 와중에도 올해 주가가 10% 하락했다. 독점 금지 문제에 중국 내 판매 둔화, 인공지능(AI) 분야의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
93세의 버핏이 이번 주말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 소집을 앞둔 가운데 누가 되든 그의 후임자들은 애플의 처리를 놓고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 셈이라고 WSJ는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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