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관계를 맺은 남성이 내연녀의 남편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죄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기혼자이지만 2020년부터 3년 넘게 불륜 관계를 맺은 50대 남성 A씨와 그의 내연녀는 지난해 10월 심하게 다퉜다. 술을 마시며 "각자 이혼하고 함께 살자"는 말도 했지만 서로를 의심한 둘은 크게 싸우고 결국 헤어졌다.
이들은 앞서 5개월 전에도 술집에서 경찰까지 출동할 정도로 다툰 적이 있었다. 당시 A씨는 파출소에서 조사받다가 내연녀의 남편 B씨를 처음 봤다. 다음 날 B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내와 내연관계인지를 따졌다.
이 일로 B씨에게 앙심을 품은 A씨는 내연녀와 헤어진 후 보복을 계획했다.
A씨는 내연녀에게 전화해 "너희 남편을 찾아가서 죽이겠다"며 "너는 (집 밖에) 나가 있는 것 같은데 오늘 남편 죽는 모습 보지 말고 늦게 들어오라"고 경고했다.
내연녀가 "집에 아이들도 있다"고 호소했지만 A씨는 흉기를 준비해 B씨 아파트에 찾아갔다.
그는 열려 있던 공동현관문으로 아파트 안에 들어가 B씨 집 초인종을 누르고서는 택배기사인 척 했다.
B씨가 현관문을 열자 A씨는 곧바로 흉기를 휘둘렀고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목으로 향하는 흉기를 막으려다가 오른팔을 찔린 B씨는 힘줄 등이 손상돼 병원에서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사건 현장에서 B씨에게 "너를 오늘 죽여야 했는데 못 죽인 게 한이 된다"며 "내가 (징역을) 10년 살든 20년 살든 (교도소에서) 나오면 어떻게 해서든 죽이겠다"고 소리친 뒤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법정에서 "내연녀에게 화도 나고 배신감을 느꼈다"며 "우리 관계를 알려 '내연녀가 남편한테서 괴롭힘을 당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파트에) 찾아갔다"고 밝혔다.
또 "평소 내연녀로부터 '남편이 깡패 출신이고 문신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흉기를 갖고 갔고, 현관문 앞에서 B씨와 마주치자 엉겁결에 흉기를 들이댔을 뿐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와 특수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살인의 고의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대로 흉기가 관통한 오른쪽 팔뿐만 아니라 배와 가슴에도 베인 상처가 확인됐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 부위도 흉기로 찌르려고 했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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