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댁 "집은 남자가"…1억 마련한 남자, 알고보니

입력 2024-05-04 17:31   수정 2024-05-04 17:54


결혼을 앞둔 중국의 한 남성이 아파트를 준비하라는 예비 처가식구들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거액의 '가짜돈'을 예비신부에게 줬다가 예비신부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지 매체를 인용해 지난달 11일 후베이성 상양시 구청현에서 발생한 이 사건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한 젊은 여성이 현금으로 가득 찬 가방을 들고 은행을 찾아 입금하려는 과정에서 남자친구가 준 70만 위안(약 1억3천만원) 상당의 돈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가 누군가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해 돈 가방을 들고 곧바로 경찰서로 가서 신고했다.

경찰이 가방 안을 조사해 보니 돈다발의 맨 위 지폐만 실제 돈처럼 보였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여성이 갖고 있던 돈은 위조된 지폐는 아니었고 은행 직원들이 돈을 세는 교육을 받을 때 사용하는 쿠폰 다발이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의 부모가 딸에게 아파트를 사 주라는 압력 때문에 속임수를 썼다"며 "쿠폰들을 인터넷으로 샀다"고 시인했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위조지폐를 고의로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경우 10년 이상의 징역과 최대 50만 위안(약 9천5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이런 쿠폰은 위조지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이 남성은 기소는 면한 채 경찰로부터 훈계와 교육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대체로 "돈이 없었다면 속임수를 쓸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말했어야 했다"며 이 남성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질책했지만, 일부는 "결혼을 이유로 아파트를 너무 무리하게 요구했다"며 이 여성 부모를 비난하기도 했다.

(사진=중국 바이두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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