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공습에...쿠팡 1분기 영업익 60% 줄어

유오성 기자

입력 2024-05-08 08:26   수정 2024-05-08 08:26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의 공세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 쿠팡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1% 줄어든 531억원(4천만 달러, 환율 1,328.45원 기준)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사상 첫 분기 흑자 전환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손익은 319억 원(2400만 달러)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만에 적자전환 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8%늘어 9조4505억 원(71억140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사상 첫 9조원대 분기 매출 기록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8조6269억 원으로 20% 증가했다.

올해 처음 실적에 반영된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쿠팡이츠, 대만 사업 등 성장 사업 매출은 82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배로 늘었다.

다만 손실 규모는 커졌다.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적자는 2470억 원으로 적자 폭이 4배 가량 확대됐다. 파페치 EBITDA 손실액은 411억원이었다.

쿠팡은 중국 이머커스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물류 인프라 투자, 파페치 인수 등의 영향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를 뜻하는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으로 지난해 보다 16% 증가했다. 이는 쿠팡이츠만 쓰는 고객을 제외한 프로덕트 커머스 기준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기준 활성 고객 1인당 매출은 41만8460원으로 3% 늘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는 "5600억달러 규모의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지속해 고객 와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발 위기를 거론하며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김 의장은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진출로 유통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면서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하며 더 좋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소비를 주저하지 않는만큼 최고의 상품과 가격, 서비스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이 공식 컨퍼런스 콜에서 중국 커머스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를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지속해 배송 속도를 한층 높이고, 도서·산간 지역을 포함한 오지까지 무료 배송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산 제품 구매·판매액을 지난해 17조원에서 올해 22조원으로 대폭 늘려 한국 중소 제조업체가 로켓배송 인프라를 통해 더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료배송·반품, 할인쿠폰 제공 등 와우 멤버십 혜택 규모도 지난해 4조원에서 올해 5조5천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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