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한 방' AI 아이패드…LGD 웃는다

이서후 기자

입력 2024-05-08 14:59   수정 2024-05-08 15:40

    <앵커>
    애플이 1년6개월 만에 아이패드 신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인공지능에 특화된 강력한 자체개발 칩 M4를 탑재하며 그간 뒤쳐졌던 AI 경쟁에 본격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전작과는 어떤 점이 다른 겁니까.

    <기자>
    먼저 최고급 모델인 아이패드 프로에 애플의 자체 반도체인 M4칩이 처음으로 탑재됐습니다.

    지난 2022년 출시된 전작, 아이패드 프로 6세대에 탑재된 M2보다 두 세대 더 발전시킨 칩인데,

    가장 최신 노트북에 M3 칩이 탑재된지 반년밖에 지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빠른 세대 교체 입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AI 폰 '갤럭시S24'를 성공시키고, 구글은 자체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출시한 가운데 애플은 AI 태블릿 PC를 내세워 AI 경쟁에 뛰어든 겁니다.

    M4칩은 TSMC의 2세대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시스템온칩(SoC)으로, 전작과 비교했을때 종합적인 구동 성능은 최대 4배, 전력 효율은 2배 향상돼 AI 작업에 최적화됐다는 설명입니다.

    애플은 특히 이 M4칩에 들어간 뉴럴엔진, NPU(신경망처리장치)가 초당 38조회의 AI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M4는 현존하는 어떤 AI PC의 NPU보다도 강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다른 AI 컴퓨터에 탑재된 NPU를 비교해봐도, 인텔 코어 울트라나 AMD 라이젠 8000시리즈보다 연산 성능이 뛰어납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중대 발표를 예고한만큼,

    다음달 있을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는 아이패드에 이어 생성형 AI 를 구동하기 위한 자체 운영체제가 공개될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앵커>
    신작 아이패드의 또다른 큰 특징은 아이패드로는 처음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것이죠?

    <기자>
    애플이 아이폰과 애플워치 이외의 기기에 OLED를 도입한 건 이번 아이패드 프로가 처음입니다.

    이번 아이패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정말 얇은 두께인데요

    패널이 기존 LCD에서 OLED로 바뀌면서 두께가 (13인치 모델 기준) 5.1mm까지 얇아져 애플 제품 중 가장 얇은 디바이스로 등극했습니다.

    전작의 아이패드 에어의 두께는 6.1mm, 아이폰 15가 7.8mm 였으니 얼마나 얇아졌는지 체감되실 겁니다.

    신제품에 들어가는 OLED 패널 전량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 모델에,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와 13인치 모델 모두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이번 OLED에는 발광층을 두개를 쌓는 '투스택 탠덤' 기술이 적용됐는데,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부터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이 제품을 양산해왔습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양산 경험이 없어 수율 확보에 시간이 다소 걸리면서 13인치 물량은 LG디스플레이가 가져간 것이란 게 업계 설명입니다.

    그런데 애플이 13인치 모델의 비중을 60% 정도로 더 높게 잡으면서, LG디스플레이의 공급량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가는 OLED 물량 전체의 65%를 담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판매량을 봤을 때 스마트폰에 비해 태블릿PC의 OLED 시장은 아직 작지만, 가격은 훨씬 비싸다면서요?

    <기자>
    일단 태블릿 PC에 들어가는 패널 크기 자체가 스마트폰의 약 2배 이상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형성돼있습니다.

    단가를 따져보면 아이폰 OLED 패널이 약 90달러, 아이패드 OLED 패널의 가격은 약 230 달러로 최소 2배 이상 비쌉니다.

    이번에 아이패드 공급으로 발생한 신규 매출은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번 신제품을 시작으로 태블릿 OLED 시장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커진다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단비가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투스택 기술을 중국 업체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애플은 2026년에 출시할 아이패드 미니와 그 다음해 출시할 아이패드 에어 역시 OLED를 채용할 계획으로 알려집니다.

    <앵커>
    대표적인 '애플 키드' LG이노텍도 궁금한데, 아이패드와는 관계가 없나요?

    <기자>
    LG이노텍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과 손떨림방지 기능을 하는 액추에이터 등 고부가가치 부품을 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는 카메라 사양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단가 등을 이유로 대만 폭스콘 등 중국 업체들이 카메라모듈 공급을 도맡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은 아이패드 수혜에서 멀어지는 듯 했는데 이번에 OLED 패널 첫 채용으로 또다른 부품인 '포토마스크'의 수요가 새롭게 발생했습니다.

    포토마스크는 패널에 미세회로를 그릴 수 있게 도와주는 부품으로, LG이노텍이 미국 기업 포트로닉스와 함께 글로벌 시장 1위를 다퉈온 분야입니다.

    다만 포토마스크의 부품 특성상 평균판매단가(ASP)가 낮아 최근 중국 업체들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번 OLED 패널이 기존 LCD 패널보다 정밀한 설계가 필요한만큼 포토마스크 역시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납품하게 된 겁니다.

    이에 힘입어 아이폰 판매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던 LG이노텍이 실적을 회복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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