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 아냐…충격 제한적"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신용 위험이 금융권 전반에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같은 분석을 담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신용 위험(US CRE Credit Risk)' 진단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총대출잔액은 20조 달러 수준으로,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만기도래 예정 대출은 약 1조 8,600만 달러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 2019~2021년 실행된 저금리 변동금리 구조 대출이 60%를 차지해 현재 높은 금리에 따른 재융자(리파이낸싱)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CRE) 중 대출이 연체된 부실자산 규모는 860억 달러 수준이다. 이 중 약 20%는 대주가 강제 집행으로 소유권을 받은 압류 상태다. 부실자산 섹터별로는 오피스가 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고금리에 따른 리파이낸싱 갭 확대와 오피스, 멀티패밀리 섹터의 부실화 등으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CRE 신용 위험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대형과 중소형 은행은 각각 1.5%와 0.7% 연체율을 기록했는데, 이들 은행의 연체율이 금융 위기 이후 지난 2009년 각각 9.6%, 7.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출 손실 시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경우 향후 1~2년간 대출 연체율 및 부실자산 확대 가능성은 있지만, 과거 금융위기 수준과 비교해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우려가 가장 컸던 저당증권(CMBS) 대출에 대한 시장 스프레드가 하락하고 있지만, 자산 섹터별로 수급 및 펀더멘털 이슈에 따라 경향이 상이할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며 "올해 상반기부터 인베스코, 골드만삭스, 블랙스톤 등 글로벌 주요 투자자의 미국 CRE 투자 기조가 변화하고 있고, 지난해 글로벌 거래 규모는 감소했으나 북미와 유럽 권역 중심으로 국경을 넘는 CRE 투자 비중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PF 시장의 경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체율이 13.6%까지 치솟으며 금융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준 바 있지만, 팬데믹 이후 2021년 금리 인상으로 시작된 현재의 PF 상황은 지난해 말 평균 연체율이 2.7%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금융당국의 고강도 건전성 강화와 같은 적극적 조치로 과거와 같은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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